'제2 남양주 스토킹 살인' 막는다…피해자가 법원에 접근금지 신청(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7월 13일, 오후 05:05

인천 스토킹 살인사건 희생자의 유가족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가해자의 항소심 선고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 남자 친구의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그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30대 여성 이 모 씨가 사망한 지 1년 만에 재판부는 가해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형량이 상향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024.7.17 © 뉴스1 이승배 기자

내년 4월부터 스토킹 피해자가 법원에 직접 가해자에 대한 접근금지 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지난달부턴 위치추적 전자장치가 부착된 가해자가 접근하면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실제 위치와 동선을 알려주는 제도와 특정강력범죄 피해자에 대한 국선변호사 지원 제도가 시행됐다.

법무부·성평등가족부·대검찰청·경찰청 등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관계부처TF(태스크포스)는 △법·제도 강화 △기관 협업·선제 대응 △피해자 지원 △관계기반 폭력 인식개선 등 4대 분야 총 20개 과제를 담은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을 13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성폭력 범죄로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던 김훈이 스토킹 범죄를 저질러 피해자에게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황이었으나, 이 사실이 법무부와 경찰 간 공유되지 않은 탓에 피해자 접근을 막지 못해 발생한 살인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TF는 현재 법률적 사각지대에 있는 교제폭력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법제화와 스토킹 잠정조치 기간 연장, 친밀관계폭력 사망사건 사례분석 제도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찰청과 법무부는 성폭력범죄 등 기존 전자감독 대상자에게 별건 접근금지 잠정·임시조치가 결정되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을 통해 피해자 정보와 사건 내용을 자동 공유하도록 했다.

스토킹 전자장치 부착 잠정조치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면 경찰이 가·피해자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법무부 전자감독시스템과 경찰청 112 시스템 연계를 추진한다.

아울러 법무부는 전자감독 대상자의 스토킹 재범 위험 요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적시에 개입할 수 있도록 스토킹 전문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경찰청은 3단계 고·중·저 위험도 분류체계를 도입하는 등 가해자 격리조치를 강화했다.

또 대검찰청은 스토킹 잠정조치 종별 추가·변경, 별건으로 전자장치를 부착 중인 가해자에 대한 추가 전자장치 부착 청구도 적극 검토하도록 했다. 주요 교제폭력·살인사건 80건을 분석해 도출한 강력범죄 전조 신호를 바탕으로 잠정조치 체크리스트도 제작했다.

© 뉴스1

피해자 지원 체계도 강화한다. 성평등부와 경찰청은 전국 261개 경찰서와 189개 가정폭력상담소 간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 피해자에 대한 경찰 집중 모니터링과 전문 심리상담을 병행한다.

잠정조치 신청·청구 때는 피해 상담 사실확인서 첨부를 활성화해 법원이 피해자의 위험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상담 사실확인서에는 단순한 상담 여부뿐 아니라 피해 내용과 폭력의 지속·반복성, 가해자의 폭력 성향, 피해자가 느끼는 위험도와 불안도 등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친밀관계폭력 사망사건 사례분석 제도 도입도 주요 추진 과제다. 사망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원인과 지원 실패 요인을 분석해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는 상시 제도로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분석 대상은 가정폭력·스토킹·교제폭력 과정에서 발생한 살인과 살인미수 사건이다. 피해자나 유족 인터뷰, 사건 처리 기록과 판례 등에 접근할 수 있고 현행 대응 절차의 문제점을 도출할 수 있는 사건 3건을 선정해 연구한다.

올해 하반기 한국여성정책연구원과 시범 사례분석을 진행하며 연구 결과는 연말쯤 나올 전망이다. 특정 기관에 개선을 권고하거나 권고 이행 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연구 대상에 포함됐다.

성평등부는 교제폭력·스토킹 고위험 징후 대응 가이드인 '레드플래그 10'을 마련해 대국민 홍보에 나선다. 이번 레드플래그 10은 성평등부의 교제폭력·스토킹 자가진단도구와 경찰청의 긴급응급조치판단조사표, 대검찰청의 잠정조치 체크리스트에 포함된 위험 요인을 종합해 세 기관이 공동으로 선정했다.

수사·재판기관의 젠더폭력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도 확대한다. 성평등부는 지난해 수사기관 교육 대상자의 약 7%인 1700명을 대상으로 총 64차례 대면교육을 지원했다. 내년부터는 지원 대상을 전체 교육 인원의 50% 이상으로 늘리기 위해 관련 예산을 올해 약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성평등부와 법무부, 경찰청은 오는 8월 첫 관계기관 합동 젠더폭력 대응 세미나를 열 예정이다. 법원 내 연구회 등도 참여시켜 기관별 인식 차이를 줄이고 제도 개선 과제를 상시 발굴하기 위해 향후 3개월마다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기존 대책이 사건 발생 이후 기관별로 대응하는 과제에 집중했다면 이번 대책은 기관 간 정보 공유와 협업을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를 선제적으로 분리하고 보호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b3@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