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무상 여론조사' 징역 2년 김건희 '무죄'와 다른 결론…이유보니(종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13일, 오후 05:56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무상으로 제공받은 행위를 정치자금법상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판단하며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모를 인정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서울중앙지법 제공)


◇◇法 “순차적·암묵적 의사 합치 있어…여사와 공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 선고하고 추징금 1396만3600원을 명했다. 함께 기소된 명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특검이 기소한 여론조사 58건(2억7440만원 상당) 가운데 윤 전 대통령 또는 김건희 여사에게 직접 전달된 14건(2792만7200원 상당)만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44건은 합의 범위가 증명되지 않았다며 이유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씨 사이에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하기로 하는 ‘순차적·암묵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봤다. 명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선을 이끌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판세 분석과 선거 전략을 제공하기로 했고,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이를 활용해 지지 기반 확대와 선거 전략 수립에 이용하려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단순히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것이 아니라 후보자가 부담했어야 할 비용을 명씨가 대신 부담해 실질적인 재산상 이익이 귀속된 만큼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기부·수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김 여사가 정치활동을 하는 자가 아니더라도 형법상 공동정범 법리에 따라 윤 전 대통령과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봤다.

양형에서도 재판부는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와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에 대한 규제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실질적인 실현을 위해 필수적으로 지켜져야 할 규제”라며 “(무상의 여론조사를 수수하는 것은) 정치권과 여론조사기관이 음성적인 유착관계를 형성해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는 위험이 커져 결과적으로 선거 전체의 공정성을 뒤흔들고 민주주의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바, 일반적인 불법 정치자금 수수행위보다도 비난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밝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향해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텔레그램 메시지 등 객관적인 증거에도 불구하고 명태균과 여론조사 관련 논의를 한 사실이 없다거나, 특별검사의 신문에 증거가 있는지 되묻고 그에 따라 진술할 내용을 결정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일혐의’ 김건희 ‘무죄’ 상반된 판단…대법원 법리 주목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김건희 여사 (사진=연합뉴스)
이번 판결은 같은 무상 여론조사 의혹으로 기소된 김건희 여사 사건의 1·2심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여사 사건 재판부는 명씨가 여론조사를 김 여사 부부뿐 아니라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제공한 점 △명시적인 계약이나 지시관계에 있지 않은 점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이익을 윤 전 대통령 내외가 얻어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지난 1월 1심 선고에서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이익을 피고인 부부가 얻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지난 4월 서울고법 형사15-2부(재판장 신종오)의 심리로 열린 항소심 선고에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해당 조사는 명씨 스스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실시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부부와 협의를 추단할 사정이 없다”고 설시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사건 재판부는 14건의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명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명시적 계약은 없었더라도 묵시적 합의와 공동정범 관계가 성립하고, 비용 상당의 이익 역시 실제 귀속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에게 2792만7200원의 절반인 1396만3600원을 추징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또 재판부는 김 여사가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아 정치자금법을 적용할 수 없단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형법 제33조와 대법원 판례에 따라 “신분관계가 없는 사람이 신분관계로 인해 성립될 범죄에 가공한 경우에는 신분관계가 있는 사람과 공범이 성립하고, 이 경우 신분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공동가공의 의사와 이에 기초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의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이 충족되면 공동정범으로 처벌한다”고 인용했다.

동일한 혐의 두고 하급심에서 서로 다른 법리가 적용된 만큼 오는 16일 대법원의 김 여사 사건 상고심에서 최종 법리 정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합의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지 않았음에도 추론만으로 유죄를 인정한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정치자금법의 적용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여 정치활동 전반을 형사처벌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명씨 측 역시 1심 판결에 ‘정치자금’ 법리해석에 오해가 있다며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번 판결까지 포함해 기존 내란 사건 무기징역과 직권남용 사건 징역 7년, 일반이적혐의 징역 30년 등 모두 무기징역과 유기징역 39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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