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여론조사' 윤석열 1심 징역 2년…"김건희 공동정범"(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7월 13일, 오후 06:27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선고 내용을 듣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3 © 뉴스1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명 씨 세 명 사이에 여론조사 무상 제공에 대한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다면서 김 여사를 '공동정범'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왜곡된 여론조사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질책했다.

"14건 여론조사 유죄 인정…왜곡된 여론조사로 정치불신 가중"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396만 3600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명 씨에 대해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그를 법정구속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명 씨로부터 제공받은 여론조사들 중 14회(비용 합계 2792만 원 7200원)만 유죄로 봤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윤 전 대통령이 김 여사와 공모해 명 씨로부터 합계 2억 744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58회 무상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검사의 증명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 유죄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어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명 씨와 김 여사가 여론조사, 선거 판세와 관련한 조언을 주고받기로 합의하고 김 여사가 이를 윤 전 대통령에게 전달, 윤 전 대통령은 이를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봤다.

특히 실제로는 윤 전 대통령을 위해 별도로 실시된 조사인데도, 언론사 등에는 독립된 조사기관에 의해 진행된 객관적인 조사인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중 비공표용 조사 3건은 표본을 허위로 부풀리는 방식 등으로 윤 전 대통령 지지율을 실제보다 높게 나타나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근거로 "대선 경선에 있어서 유권자 혹은 당내 정치인의 인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고, 최종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련의 흐름 속에서 대선에도 다소 영향이 미쳤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도 언급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선고내용을 듣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13 © 뉴스1

재판부는 이런 점들을 들어 윤 전 대통령에 대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재판부는 "윤석열의 행위는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켜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저해하고, 바른 정치에 대한 국민의 지지와 응원, 열망까지도 무너뜨리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사기관부터 법원에 이르기까지 객관적 증거에도 불구하고 명태균과 여론조사 관련 논의를 한 사실이 없다거나 특검의 신문에 증거가 있는지 되묻고, 그에 따라 진술할 내용을 결정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일반 국민의 법감정이나 윤리의식에 비추어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명 씨에 대해선 "민의를 왜곡함으로써 선거제도의 본래적 기능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법정에서 납득하기 어렵거나 일관되지 않은 주장을 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건희 1·2심 무죄 판결과 배치…법리 엇갈려
이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은 앞서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선고를 받은 김 여사 재판 1·2심 판결과는 여러 지점에서 판단이 엇갈렸다.

앞선 김 여사 사건 1·2심은 김 여사가 명 씨에게 먼저 조사를 요구하거나 의뢰한 자료가 없고, 계약서 등 서류가 없다는 점을 들어 명 씨의 일방적 행위라고 봤다.

그러나 이날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부는 김 여사를 '공동정범'으로 규정했다.

단순한 대선 후보 배우자의 위치를 넘어서 명 씨와 직접 만나 논의하고 윤 전 대통령을 명 씨와 연결하는 등 "범행에 이르는 핵심적 경과를 조종하거나 촉진하는 등으로 지배했다"고 본 것이다. 세 사람 사이에 '암묵적인 의사의 합치가 이뤄졌다'고도 규정했다.

특히 김 여사 사건 1·2심은 김 여사가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는데, 이날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부는 "'정치활동을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의 공동정으로서 책임을 진다"고 판시해 정반대의 법리 해석을 내놨다.

이진관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21 © 뉴스1

이날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과 명 씨 측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형사재판의 기본원칙에 비춰 중대한 법리적 문제가 있다"며 "항소심에서 법과 증거에 따른 엄정한 판단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법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선고 직후"나는 괜찮은데, 우리 사법부 미래가 참 걱정이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박노수 특검보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는 판결"이라며 "김건희 씨에 대한 1·2심 판결에서 무죄가 선고됐기 때문에 많은 우려를 했던 게 사실인데, 다행히 재판부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신 것 같다"고 했다.

항소 여부에 대해선 "판결문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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