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 뉴스1 이광호 기자
12·3 비상계엄 당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의결한 이른바 '윤석열 방어권 보장' 권고안을 폐기하는 내용의 안건이 약 2시간 40분에 걸친 논의에도 상정되지 않았다.
인권위는 13일 오후 서울 중구 회의실에서 제13차 전원위원회를 열고 '윤석열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안 폐기 및 대국민 사과' 안건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해당 안건은 지난 10일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오완호·조숙현 비상임위원이 발의했다. 지난해 2월 통과된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이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한 만큼 이를 폐기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단 내용이 담겼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이 이날 회의 시작 직전까지 안건을 결재하지 않아 오후 3시 전원위 상정이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나 회의 시작 약 30분 전쯤 안 위원장이 안건을 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 안 위원장은 "종전에 없던 안건이고 인권위의 정치적 중립성, 나아가 신뢰 확보와 굉장히 밀접한 관련 갖고 있는 안건"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이 안건의 적법성이나 적격성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소수자 인권도 소중하지만 인권위원회법에는 모든 사람 인권을 보호하도록 돼 있다"라며 "적법 절차를 지키라는 것이 잘못됐다는 건 도저히 지금도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숙진 인권위 상임위원은 "속칭 윤석열 방어권 방어 안건 의결의 건 역시 전례 없던 안건"이라며 "권력자에 대한 형사법 원칙을 지키라는 안건을 의결해 헌법재판소와 법원, 수사기관에 그리고 그것을 의결하던 중에 중간에 갑자기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 조건을 다룬 신속한 탄핵 각하 의견까지 전례 없던 의견 표명"이라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5시 7분쯤 한차례 정회됐던 회의를 재개하며 안건을 상정하고 추후 재상정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안건 상정 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인권위원들이 반대하자 "안건을 분명히 상정하겠으나 사안의 중대성과 법리적인 검토를 할 사항이 있기 때문에 이 안건에 대해 오늘은 상정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인권위는 지난해 2월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을 의결해 논란이 됐다. 김용원 전 상임위원이 주도한 해당 안건은 △헌법재판소 등 사법부와 수사기관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사건 방어권을 철저히 보장할 것 △윤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할 것 등 내용이 담겨 논란이 일었다.
인권위 직원들은 지난달부터 안 위원장이 윤석열 방어권 보장안 의결 등에 대한 반성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에 반발하며 보직 반납 의사를 밝히고 사퇴를 요구해 왔다.
이날 회의는 안건을 발의했던 위원 5명과 이날 처음 회의에 참석한 김민문정 비상임위원이 잇달아 자리를 이탈하면서 오후 5시 59분쯤 종료됐다.
kit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