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사진= 연합뉴스)
경찰은 이에 앞선 지난 9일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의 불공정성을 폭로했던 박주호 전 전력강화위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축구 전문가들이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를 검토한 뒤 이사회에 선임을 추천하는 기구다.
박 전 위원은 지난해 7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립니다’라는 영상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영상에서 감독 후보를 평가할 때 충분한 토론 없이 다수결 투표로 결론을 내리려 했고, “왜 이 감독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보다 개인 의견에 의존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시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단순 투표 방식으로 결정하려는 모습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밝혔다. 또 겉으로는 외국인 감독을 계속 검토하는 것처럼 홍보했지만 실제 내부 흐름은 국내 감독 선이 쪽으로 방향이 기울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이 당시 축협 규정과 절차에 맞게 진행됐는지 살필 예정이다. 또 전력강화위원회의 심의 내용이 실제 감독 선임 과정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도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는 지난 2024년 7월 시민단체의 고발로 시작돼 당초 서울 종로경찰서가 맡아왔다. 그러나 뚜렷한 결론 없이 수사가 장기화되자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해 9월 신속한 처리를 권고하기도 했다. 이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하며 여론이 극도로 악화하자,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해당 사건을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첩했다.
시민단체 서민위 관계자는 이날 고발인 조사를 받기 전 기자들과 만나 축협 수뇌부와 수사 기관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 대표팀은 32강 진출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였다”며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감독을 선임하고 그저 행운에 기대려 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들이 아무리 축구를 잘하면 무엇 하나. 팀을 이끌고 지휘해야 할 감독 선임부터 엉망이었는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사 지연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서민위 관계자는 “우리가 2024년에 처음 고발했을 때 경찰이 제대로 결론을 내렸다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냉정하게 말해서 이는 축구협회와 경찰, 그리고 배후의 정치 권력자들 간에 카르텔이 작동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찰 내부적으로는 이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하루빨리 마무리해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사과할 사람은 사과하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