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계산 안 해"…발달장애인에 '특수절도' 적용한 경찰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14일, 오전 11:24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편의점에서 15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고 섭취한 30대 중증장애인 2명이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논란이 일고 있다.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는 참고 사진. (사진=연합뉴스)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없는 참고 사진. (사진=연합뉴스)
14일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30대 발달장애인 A씨 등 2명은 지난달 10일 부산의 한 편의점에서 15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 한 개를 계산하지 않고 나눠 먹었다.

이후 보호자 측은 편의점 점주에 사과하고 10만원을 지급했다. 또 점주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두 사람이 이를 절도한 것으로 보고 특수절도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특수절도는 2명 이상이 가담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경우 적용된다. 이는 일반적인 절도사건보다 형이 가중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절도 신고로 접수돼 폐쇄회로(CC)TV 확인과 피의자 조사 등 필요한 수사를 진행했다”며 “확인된 사실관계에 비춰 형법상 2인 이상 합동에 의한 절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사건을 처리했다”고 전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들이 초범인 점과 피해자와 합의한 점 그리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경찰이 사건 경위와 장애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담당 수사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경찰은 “특수절도죄는 벌금형 규정이 마땅하지 않아 즉결심판 대상이 아니다”라며 “경찰이 훈방하거나 자체 종결할 법적 권한도 없다”고 했다.

이어 “수사 과정에서는 부모를 신뢰관계인으로 동석시켜 조사했고 피의자들이 발달장애인인 점과 피해 금액, 범행 인정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피해 변제와 피해자 처벌 의사도 확인해 송치 의견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법 앞의 형평성과 적법절차를 준수하는 한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특성과 개별 사정을 더욱 세심하게 고려하는 수사가 이뤄질 수 있게 하겠다”며 “즉결심판이나 훈방이 가능한 경미 범죄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도 함께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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