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민 사회부 사건팀장./뉴스1.
경찰 헌장에 나온 이 구절은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으로 빛이 바랬다.
국민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보다는 "과연 경찰이 내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가"에 더 큰 관심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윤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수사 기밀 유출과 증거인멸 의혹으로 경찰에 대한 국민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검찰청 폐지를 석 달 앞두고 터진 장윤기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검경의 신경전, 수사 경쟁 양상을 넘어 정치권까지 확산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경찰로써는 '대형 악재'다.
"경찰의 부실 수사, 증거인멸, 제 식구 감싸기, 나아가 보완수사권 논쟁까지…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는 일선 경찰 간부의 고백처럼 경찰 수뇌부들은 발 빠르게 그리고 잇따라 고개를 숙였다.
경찰청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미국에서 조기 귀국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유구무언'이라며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들의 사과는 전면으로 부각했지만 오는 10월 수사권을 넘겨받게 될 13만 공룡 경찰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보완수사권 폐지 혹은 존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유력 당권 주자들의 성향을 살피는 웃지 못할 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반면 '보완수사권'이란 거대 담론 뒤에 가려져 경찰 스스로의 자정 노력은 부각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경찰 수사 신뢰 제고를 위한 쇄신 태스크포스(TF)'와 내부비리수사대를 신설하기로 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경찰 내부에서부터 나온다.
당장 내부에선 장윤기 아버지인 장 모 경감 등 일부 개인의 일탈이 조직 전체 문제로 비치는 데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하지만 조직 내부 비위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연간 426건이던 수치가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연간 500건대, 나아가 올해 상반기까지 300건에 달해 연간 600건을 넘어설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장윤기 사건뿐 아니라 '부산 돌려차기' 사건, '김창민 영화감독 폭행 사망' 사건 등 검찰의 보완수사로 경찰 수사를 바로잡은 불편한 사실도 있다.
"보완수사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자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등으로 경찰 수사에 관심이 쏠린 상황이다. 청렴 문제든, 수사 문제든 잘하자고 다짐하고 강조하고 있다."
박정보 서울청장의 말처럼스스로 돌아보고 국민 신뢰를 빠르게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경찰에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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