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3주기’ 앞두고 아동법 개정 압박하는 교원단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15일, 오후 01:32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오는 18일 서울 서이초 교사 순직 3주기를 앞두고 교원단체들이 아동복지법 등 관련 법률의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아동복지법상의 ‘정서 학대’ 기준이 모호해 교사들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 추모행사에서 교사 및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에서 열린 서이초 순직교사 1주기 추모행사에서 교사 및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교원단체총연압회(교총)·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는 15일 국회 본관에서 ‘아동학대 관련 법률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아동복지법상의 정서학대 구성 요건을 명확히 규정하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도 명시하라”면서 아동복지법·아동학대처벌법·교원지위법 개정을 촉구했다.

2023년 7월 발생한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국회는 교원지위법·초중등교육법 개정을 통해 교육활동에 대한 면책 조항을 신설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전교조가 지난 5월 공개한 스승의날 설문조사 결과 전국 교사 1902명 중 97.2%인 1849명이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이 아동학대 신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낀다’고 답했다.

교원단체는 교사들의 이런 불안감이 아동복지법상의 ‘정서학대’ 조항의 모호성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불쾌감을 줬다는 이유로 학생·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로 신고받을 수 있어서다. 김신 교총 부회장은 “사실상 모든 교사가 정당한 교육활동조차 아동학대로 신고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도 촉구하고 있다.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담당 경찰도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판단했을 땐 검찰 송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교육부가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육감 의견제출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로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는 1870건에 달했지만, 이 중 72%(1352건)에 대해선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판단했다. 양혜정 전교조 사무총장은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라고 판단하고, 경찰이 무혐의 결정을 내려도 현행 아동학대처벌법상 사건은 기계적으로 검찰에 송치된다”며 “교사들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동안 학대 사실이 없음에도 범죄자로 의심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아동복지법상에 교육활동 면책 조항을 신설할 것을 요구했다. 홍성희 교사노조 사무총장은 “하위 법령 개정에 그치지 말고 근원 법률에 해당하는 아동복지법에 정당한 교육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며 “정당한 교육활동 중 발생한 분쟁에 대해 국가가 법률적 지원·비용을 책임지고, 민사 소송의 피고를 국가·지자체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원 3단체는 이어 “정부와 국회는 무너진 교실을 재건하고 현장 교사들이 긍지와 사명감으로 가르칠 수 있도록 즉각적인 법률 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17일에는 ‘전국교사일동’이 주최하고 전국 유·초·중·고 교사들이 참가하는 ‘아동복지법 개정 촉구 집회’가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단체는 서이초 교사 순직 이후 초등교사노조 등이 주축이 돼 만든 단체다. 이날 집회에서도 5000명 이상의 교사가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교권 5법이 제정되고 학교마다 민원대응팀이 꾸려졌지만 교실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며 “교사들은 여전히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시달리고 있으며, 기관 차원의 악성 민원 대응은 실효성을 갖추지 못한 채 그 부담을 교사 개인이 감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이초 사건은 2023년 7월 1학년 담임을 맡았던 A교사의 사망 원인이 학부모 갑질로 지목되면서 논란이 커졌던 사건이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 등과 함께 합동 조사에 착수했으며 A교사가 학부모 민원 전화에 시달렸다는 점을 확인했다. 장상윤 당시 교육부 차관은 “고인이 개인 휴대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굉장히 불안하다고 언급한 것들을 보면 학부모 민원에 대해 굉장한 스트레스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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