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인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 앞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보양식을 먹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 뉴스1 구윤성 기자
"여기가 젠슨 황도 왔던 삼계탕집이라면서요?"
초복인 1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의 유명 삼계탕 노포인 '토속촌 삼계탕'은 60여명의 인파가 대기 줄을 이루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토속촌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방한 당시 방문해 더욱 화제가 된 식당이다.
토속촌은 원래 오전 10시부터 영업을 시작하지만, 이날은 손님이 몰릴 것을 예상해 평소보다 빨리 문을 열었다. 토속촌 직원은 "오늘 직원들이 총출동해 긴장한 채로 초복 장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무전기를 든 채 바삐 손님을 안내하고 재료가 담긴 통을 옮겼다.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리면서 '초복 특수'가 예년만 못할 거란 일각의 우려는 기우였다. 이미 오전 9시 50분쯤 가게 안엔 포장된 삼계탕 25개가량이 놓여 있었다. 포장 주문한 삼계탕을 가져가는 손님들과, 이른 오전부터 삼계탕을 먹으러 온 손님들로 식당 내부가 붐볐다.
토속촌 직원은 "특히 초복이 가장 매출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오늘은 문을 좀 더 일찍 열고 손님맞이 준비를 했다"며 "비가 많이 오니까 포장 주문도 많을 것 같다"며 웃었다.
본격적인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오전 11시 20분쯤부턴 가게 앞 대기 줄이 수십미터 형성됐다. 큰 봉고차 트렁크에는 포장된 삼계탕들로 가득찼다. 골목길은 토속촌을 찾은 차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직원들은 "15분 정도 기다리시면 식당에 들어갈 수 있다"고 손님들에게 안내했다.
비가 그친 후 찾아온 찜통더위에 시민들은 우산으로 햇빛을 가리거나 손수건으로 이따금 땀을 닦았다. 외국인들은 긴 대기 줄이 신기한 듯 힐끔거리며 지나가고 있었다.
초복인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전문점 앞에서 시민이 포장된 삼계탕을 차에 싣고 있다. © 뉴스1 유채연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서 토속촌을 찾은 70대 여성 조 모 씨는 "오늘이 복날이라서 특별히 온 거라기 보다도 원래도 자주 먹는 편"이라면서도 "토속촌은 딸이 오자고 하기도 했고, 복날이니까 가족이 다 같이 삼계탕을 먹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역 인근 직장에서 팀원들과 함께 토속촌을 찾은 김 모 씨(32·여)는 "매년 복날이면 회사에서 다 같이 오는데, 오늘은 비 온단 소식도 있어서 적은 인원이 방문했다"며"눈치싸움에서 이긴 것 같다"고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온 브래드 씨는 "한국인인 딸이 이번 주말에 결혼해서 한국에 왔는데, 딸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추천해 줘서 토속촌을 방문하게 됐다"며 웃었다.
젠슨 황 CEO가 지난달 초 방문해 가족들과 식사했다는 것을 듣고 토속촌을 찾은 시민들도 있었다. 시민들은 토속촌 앞에서 "여기 젠슨 황이 왔던 곳"이라며 웃었다. 황 CEO는 토속촌에서 삼계탕, 통닭, 파전, 인삼주 등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인과 함께 토속촌을 찾은 최 모 씨(25·여)는 "제가 블로그로 토속촌을 알게 됐는데, 블로그에도 '젠슨 황이 왔던 곳'이라고 적혀있었다"며 "오늘 삼계탕 먹고 경복궁으로 데이트하러 가려 한다"고 말했다.
복날이라 친구들과 토속촌을 찾았다는 김 모 씨(59·남)는 "젠슨 황 삼계탕인 건 알고 있지만, 이 동네에선 젠슨 황보다 토속촌이 더 유명하다"며 "동네 주민들한테 물어보면 젠슨 황은 몰라도 토속촌을 알 것"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