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뒤에는 기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져도 습도가 크게 높아지면서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고 온열질환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식중독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초복을 하루 앞둔 14일 제주시청 인근 버스정류장에 폭염피해에 대비한 쿨링포그(Cooling Fog)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의료계는 여름철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단순한 고온이 아니라 ‘고온다습한 환경’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 몸은 땀을 증발시키면서 체온을 낮추는데 습도가 높으면 땀이 제대로 증발하지 못해 체내 열이 축적되고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진다.
전혜진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폭염과 장마철 비는 서로 다른 날씨처럼 보이지만 건강에 모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비가 내리면 기온은 잠시 낮아질 수 있지만 습도가 크게 높아져 체온 조절이 어려워진다. 탈수 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과 식중독, 수면장애 등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가 그친 뒤에는 강한 햇볕과 높은 습도가 겹치면서 온열질환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적절한 냉방, 무리한 야외활동 자제를 통해 체온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열사병과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등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탈수로 혈액 점도가 높아지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수분과 함께 전해질이 빠져나가면 부정맥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높은 온도와 습도는 세균과 곰팡이 증식을 촉진한다. 음식이 쉽게 상하면서 식중독 위험이 높아지고 비브리오균과 포도상구균 등 여름철 식중독 원인균에도 노출되기 쉬워진다.
박정하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농사나 건설현장처럼 야외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해 활동해야 한다”며 “일정 시간마다 몸을 식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운 날씨에는 물만 계속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전해질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며 “땀을 많이 흘렸다면 이온음료 등을 적절히 활용하고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비브리오균과 포도상구균을 비롯해 여름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균과 바이러스 모두 주의해야 한다”며 “음식은 가능한 한 빨리 섭취하고 위생과 보관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영유아, 심혈관질환·당뇨병·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자, 야외 근로자를 대표적인 건강 취약계층으로 꼽는다.
질병청 관계자는 “이들은 체온 조절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만큼 갈증을 느끼기 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무더운 시간대에는 야외활동을 줄이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