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0억 들인 학부모 민원 창구…교육부 무관심에 초등교사 74% '미사용'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16일, 오전 05:51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교육부가 교권 보호와 학교 민원 창구 단일화를 위해 약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온라인 민원 접수 시스템 ‘이어드림’을 만들었지만 실제 현장의 사용 현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관련 현황을 조사하면 이어드림 사용을 학교에 압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용 현황을 파악하지 않으면 해당 정책의 실효성 진단 및 보완책 마련이 어려워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교육부)
(자료=교육부)
◇30억 투입한 이어드림, 사용 학교 현황은 ‘깜깜이’

15일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어드림 사용 학교가 몇 곳인지 현황 파악을 따로 하지 않고 있다.

이어드림은 학부모가 학교에 민원·상담을 신청하면 학교가 이를 확인·처리하고 관련 답변을 제공하는 온라인 민원·상담 접수 창구다. 예컨대 학부모가 자녀의 담임교사에게 문의할 사항이 있어 이어드림으로 온라인 상담을 신청하면 담임교사가 이어드림을 통해 온라인으로 답변을 달 수 있다.

또 이어드림으로 대면 상담을 신청하면 방문 일정도 잡을 수 있다. 이어드림을 통해 접수들어온 민원을 단위 학교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해당 민원을 교육지원청에 이관할 수도 있다.

이어드림은 지난 2023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사들은 교사 개인이 민원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요구로 인해 검토가 시작됐다. 교육부는 학교 등 기관 차원에서 민원을 접수하는 시스템인 이어드림을 구축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이어드림을 시범운영했고 올해 1월 ‘학교민원 대응 및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부터는 원하는 학교에서 이어드림을 쓸 수 있다고 안내했다.

교육부가 2023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이어드림 정책에 투입한 예산은 약 30억원이다. 적지 않은 금액을 썼음에도 교육부는 전국 학교 중 몇 곳이나 이어드림을 사용하는지는 따로 파악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에서 이어드림을 의무적으로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어드림 사용 현황을 파악할 경우 학교에 이어드림 사용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 4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교권침해 현황 파악 및 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 교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 4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교권침해 현황 파악 및 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 교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사용 않는 이유 모르는데 어떻게 개선하나”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이어드림 사용 현황을 파악하지 않으면 미사용 이유나 보완점을 확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3월 전국 초등교사 98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3.7%(727명)가 소속 학교에서 이어드림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드림을 쓰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이어드림 사용 방법에 대한 안내나 연수가 부족하기 때문(55.3%) △기존 방식의 학부모 소통 방법을 유지하기 때문(53.1%) △학부모가 민간 학부모 소통 앱 등 다른 방식의 소통을 선호하기 때문(32.3%) △이어드림 사용 편의성이 부족하기 때문(21.5%) 등이 꼽혔다.

교육부는 지난 3월부터 ‘이어드림 모니터링단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모니터링단에는 자발적으로 신청한 학교 178곳이 참여하고 있으며 교육부는 이를 통해 이어드림의 보완점을 찾고 우수사례를 발굴할 계획이다. 그러나 모니터링단 참여를 희망한 학교의 의견만으로는 사용률이 낮은 이유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전국 1만 1800여 학교 중 약 1.5%에 불과한 모니터링단 학교만으로 개선점을 찾기 어렵다”며 “이어드림을 실효성 있는 학교 민원 통합 창구로 만들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드림에 약 3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만큼 현장에서 잘 쓰고 있는지 교육부가 책임감 있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교육부는 이어드림이 교권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민원 창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보완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어드림 모니터링단 학교를 통해 이어드림의 문제점을 지속 개선하고 우수사례도 확산시킬 것”이라며 “올해 1학기 운영 사례를 모아 학교에 적극 안내하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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