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엔 135㎜ '물폭탄', 경북은 '폭염·가뭄'…기압골이 가른 한반도

사회

뉴스1,

2026년 7월 16일, 오전 06:00

올해 장마기간인 6월 30일~7월 15일 오후 4시 기준 누적강수 분포(기상청 제공) © 뉴스1

장마철 한반도에서 폭우와 폭염, 가뭄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례적인 기상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과 강원 북부에는 이틀간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경북 동남부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폭염특보가 열흘째 이어지고 가뭄도 심화하는 등 지역별 강수 편차가 극심해졌다.

기상청은 한반도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을 따라 주 강수대가 수도권과 강원 북부에 형성된 반면 경북 동남부는 강수대에서 벗어난 데다 '비그늘 효과'까지 겹치면서 비 대신 고온 현상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남동권 가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장맛비는 안 내리고 체감 37.4도까지 '쑥'…TK 폭염특보 10일째 '진행 중'
16일 기상청 방재 기상시스템 등에 따르면 제9호 태풍 '바비'(Bavi)가 남긴 저기압이 서쪽에서 다가오며 14일 0시부터 15일 오후 3시까지 서울 강북에 135.0㎜의 비가 내렸다. 화천 123.0㎜, 남양주 119.5㎜, 가평 114.0㎜, 강화 111.5㎜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1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반면 같은 기간 포항과 경주, 경산, 영천의 주요 관측지점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대구에선 0.2㎜, 영덕은 0.1㎜에 그쳤다.

비가 비껴간 지역에서는 폭염이 이어졌다. 15일 최고 체감온도는 경주에서 37.4도를 기록했다. 창녕의 수은주는 36.4도를 기록했고 포항 36.2도, 울산공항 36.1도, 경산과 대구 달성은 35.9도까지 올랐다.

폭염특보도 동해안과 영남권에 집중됐다. 장맛비가 내리며 수도권·충청의 폭염특보는 대부분 해제됐으나 울산 일부 지역의 폭염주의보는 6일부터, 경남·부산·제주 일부는 7일부터 해제되지 않은 채 이어졌다. 경북과 대구에서는 10일부터 특보가 확대됐고, 경주·영천·구미·청도·칠곡·경산·포항 등 상당수 지역은 10~12일 폭염경보로 강화된 뒤 유지되고 있다.

강수 편차는 장마 시작부터 비구름대 유입 위치를 불문하고 나타났다. 장마가 시작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제주 진달래밭에는 250.5㎜, 한라산 남벽에는 242.0㎜가 내렸다. 전남 완도 보길도에도 116.0㎜가 쏟아졌다.

같은 기간 칠곡은 1.5㎜, 영주는 1.3㎜, 울진은 1.1㎜에 머물렀다. 영양과 안동, 김천 등 경북 내륙도 대부분 0.5~1.5㎜ 안팎에 그쳤다.

이번 장마에서 비와 폭염이 뚜렷하게 갈린 것은 강수대가 좁은 데다 이동 경로가 서쪽과 북쪽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14~15일에는 한반도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을 따라 많은 수증기가 수도권과 강원 북부로 유입됐다. 경기·강원 북부에서는 공기가 산지를 타고 상승하면서 비구름이 더 강하게 발달했다.

경북 동남부는 저기압 전면의 덥고 습한 공기 안에 놓였지만 주 강수대에서는 벗어났다. 소백산맥과 태백산맥을 넘어온 공기가 내려오며 따뜻해지는 '비그늘 효과'도 적은 비와 높은 기온을 키웠다.

누적 강수량 99.6%지만 지역 편차 커…경북권 655만명 '가뭄 영향권'
전국 평균 강수량만 보면 가뭄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최근 1년간 전국 누적 강수량은 1326.7㎜로 평년의 99.6%다. 그러나 비가 일부 지역에 집중되면서 물이 넘치는 곳과 마르는 곳이 동시에 생겼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전국 167개 시군 가운데 25개 시군이 가뭄 '관심' 이상 단계다. 관심은 5개, 주의는 14개, 경계는 6개 시군이다. 가뭄 지역 인구는 약 655만 6000명으로 지난달보다 약 18만9000명 늘었다.

경북 칠곡·영천·경산·청도와 대구는 가뭄 '경계' 단계다. '관심-주의-경계-심각' 가운데 최상위 단계 바로 아래다.

가뭄으로 인해 경북 청도군 운문댐 수위가 낮아지면서 곳곳에 물이 말라 가장자리 땅이 드러나고 있다. © 뉴스1 공정식 기자

세부적으로 청도 운문댐은 이미 '심각' 단계에 들어갔다. 올해 운문댐 유역 강수량은 371㎜로 예년의 64%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4일까지는 예년의 8%인 18㎜만 내렸다.

안동·임하댐도 가뭄 '주의' 단계다. 두 댐 유역의 올해 강수량은 예년의 73%에 그쳤고, 하루 유입량은 공급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6일부터 남부지방에 다시 비가 예보됐지만 동남권 가뭄이 곧바로 해소될지는 불확실하다.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면 인접 지역 사이에도 강수량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운문댐과 안동·임하댐 유역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으면 제한적인 용수 공급과 가뭄 대응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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