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거래 의혹' 현직판사 1심 첫 재판…"상상 속 이야기" 혐의 부인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16일, 오후 04:36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자신이 맡은 사건의 변호사로부터 현금 등을 받고 재판상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가 1심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사진=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1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현직 김모 부장판사와 정모 변호사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따르면 김 부장판사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주지법 형사합의부 재판장으로 재직하면서 고교 선배인 정 변호사가 변호인으로 선임된 형사사건 22건을 담당했다.

공수처는 김 부장판사가 정 변호사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는 대가로 음주운전 등 담당 사건의 피고인의 형을 별다른 변경 사유없이 감경해줬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는 두 사람이 재판 전후로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정 변호사가 김 부장판사의 배우자인 윤모 씨의 바이올린 교습소 개설을 위해 자신 소유의 상가를 무상 제공하고 방음공사 비용을 대신 지급하는 등 각종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는 이날 공소사실 요지에서 2024년 3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무상 사용에 따른 차임 상당 1400여만원과 방음공사비 1500여만원 등 총 약 3400여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김 부장판사가 취득했다고 밝혔다. 또 정 변호사가 2024년 9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300만원을 전달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아울러 방음공사비를 대신 지급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실제 의사가 없음에도, 교습소에 설치한 그랜드피아노를 정 변호사 측에 양도하는 내용의 임대차 해제 합의서를 작성해 범죄수익 취득 사실을 가장했다며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김 부장판사 측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정 변호사 측도 17만원 상당의 식사 제공은 김 부장판사가 함께한 자리가 아니었고, 상가는 13개월 동안 무상 제공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돌반지 외 명품향수, 아이 옷 등을 줬다고 주장하나 공소제기 과정에서 이 부분은 누락됐다”며 “상상속의 이야기고 정 변호사가 제공한 물건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정 변호사도 “공소사실이 너무 황당하다”며 “김 부장판사와 법정 밖에서 재판 관련 얘기를 단 한마디도 나눈 적이 없다”고 직접 발언을 보탰다. 이어 “돌반지는 모르는 것이고 식사를 제공한 적도 없다”고 했다. 현금 300만원에 대해서는 자녀의 바이올린 ‘레슨비’라며 “30회가 넘게 레슨을 받았으면 당연히 레슨비를 지급해야 하는 것이지, 그게 어떻게 뇌물이 될 수 있냐”고 덧붙였다. 교습장소 무상 제공에 대해도 “상가가 용도변경이 되지 않아 교습소로 사용된 적이 없고 현재도 개인 상담이나 모임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증거개시 문제도 쟁점이 됐다. 변호인들은 수사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자료에 대한 열람·등사를 공수처가 거부했다며 법원에 증거개시를 요청했다. 이에 검찰은 “공판 직전 100건이 넘는 자료를 일괄 청구해 우선 거부한 것”이라며 “재판에 필요한 자료라면 열람을 허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증거개시 신청에 대한 의견을 제출하도록 하는 한편, 고발장에는 포함됐지만 공소장에서 제외된 향수와 유아용 의류 등의 처리 경위와 추가 기소 여부를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양측의 증거 의견과 검찰의 입증계획을 먼저 정리하기로 했다. 그후 다음 기일에서 증인신문 절차로 나아갈 예정이다. 다음 공판은 오는 9월 3일 오전 1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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