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9일부터 배재고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역사·인권 교육과 차별·혐오 표현 방지 교육을 실시한다. 배재고 야구부는 지난달 29일 경기 중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응원 구호를 외쳐 물의를 빚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동구 배재고등학교 정문의 모습. 2026.7.9 © 뉴스1 이종수 기자
배재고 야구부의 5·18 민주화운동 조롱 응원 논란 등을 계기로 역사교육 강화 필요성이 커지면서 국가교육위원회가 중학교 역사 과목의 근현대사 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교과서 분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학생들의 역사 인식과 혐오 표현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국가교육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제7차 회의를 열고 중학교 역사 교육과정에서 근현대사 비중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표결에는 재적 위원 20명 가운데 19명이 참석했으며 찬성 13명, 반대 4명, 기권 2명으로 가결됐다.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 역사교육 활성화를 위해 중·고등학교 역사 교육과정 개정을 요청했다. 현행 중학교 역사 교육과정에서 근현대사 비중이 전체의 20% 수준에 그쳐 민주주의와 인권, 산업화 등 현대사회 형성 과정을 충분히 다루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국교위는 해당 안건을 지난달 11일에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이번 회의에서 재논의했다. 당시에도 교과서 관련 분량을 늘리는 것만으로 실효성이 있을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으나 지난달 29일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의 5·18 민주화운동 조롱 응원 논란 이후 역사교육 강화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이번 논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교육계는 보고 있다.
국교위 전문위원회에서도 찬성 측은 최근 역사 왜곡 사례가 잇따르는 만큼 중학교 단계부터 근현대사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현행 교육과정에서 근현대사 비중이 20%(4개 단원)에 불과해 일부 교과서에서는 독립운동은 다루더라도 일제 침탈 과정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됐다.
반면 반대 측은 "민주시민교육은 근현대사 교육 확대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현행 교육과정 안에서도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과 자율성을 통해 충분히 근현대사 교육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실제로 근현대사 비중 확대가 배재고 사태와 같은 문제의 직접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재고 논란은 역사 지식 부족뿐 아니라 온라인 밈 문화와 혐오 표현, 또래집단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사안인 만큼 교과서 분량 확대만으로는 재발 방지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도 혐오 표현과 역사 왜곡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민주시민교육뿐 아니라 교육적 조치, 플랫폼의 책임 강화 등의 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평가다.
이 같은 우려는 현장 교사들의 인식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배재고 사태 이후 지난 2~6일 청소년 1636명과 전국 초·중·고 교사 11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 88.4%는 '특정 학생들만의 우발적 일탈로 보기 어렵고 온라인 혐오 문화 확산과 연결해 보아야 한다'고 답했다.
시급한 대책으로는 '학교생활규정에 혐오표현 금지와 교육적 조치 근거를 명시해야 한다'(55.8%)가 가장 많았다. 이어 플랫폼의 혐오·극단주의 콘텐츠 추천 책임 강화(49.2%), 교육부 차원의 혐오표현 대응 매뉴얼 및 표준 지도안 보급(45.8%),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 및 쟁점 교육 보호(42.3%) 등도 주요 대책으로 제시됐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