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장마철이 시작한 6월 30일부터 7월 16일 오후 9시까지 누적강수(기상청 제공) © 뉴스1
평년 장마 종료 시점이 다가왔지만 올해 장마가 곧 끝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경북 동남부에는 지난달 말부터 10㎜ 안팎의 비만 내린 곳이 적지 않지만, 18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최대 200㎜ 이상의 비가 예보됐다. 다음 주에도 정체전선과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반복될 전망이다.
17일 기상청 방재기상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에서부터 장마철이 시작한 지난달 30일부터 16일 오전 10시까지 제주 진달래밭에는 448.0㎜, 한라산 남벽에는 443.0㎜의 비가 내렸다. 계룡 378.0㎜, 부여 343.5㎜, 청양 332.0㎜, 천안 319.4㎜ 등 충청권도 누적 강수량이 300㎜를 웃돌았다. 서울엔 최대 242.0㎜(동작구), 공식 통계로 활용되는 종로구 송월동엔 186.2㎜가 기록됐다.
반면 같은 기간 경주 공식 관측지점에는 10.7㎜가 내리는 데 그쳤다. 청도 10.5㎜, 대구 11.4㎜, 경산 8.0㎜, 울진은 3.6㎜였다. 제주 진달래밭과 경주의 강수량 차이는 약 42배다.
장마철에 경북권이 가문 것은 이례적이진 않다. 장맛비를 뿌리는 정체전선과 전선상 저기압의 주 강수대가 제주와 서부·중부지방을 오르내리는 동안 경북 동남부는 강한 상승기류가 형성되는 구역에서 거듭 벗어난 결과다.
이번 제헌절 연휴 장맛비는 이같은 가문 지역을 다소간 적실 전망이다. 정체전선은 17일 충청권과 남부지방, 제주도에 비를 뿌린 뒤 밤부터 수도권으로 북상하겠다. 16~17일 예상 강수량은 전라권과 부산·울산·경남 30~80㎜, 충청권과 대구·경북 20~60㎜, 제주도 5~10㎜다.
다만 이번에도 장맛비는 수도권과 충청권 등 서쪽 지역에서 거세게, 또 많이 퍼붓겠다.
18일 서울·인천·경기와 대전·세종·충남에는 50~150㎜가 예상된다. 경기 남부와 충남 북부에는 200㎜ 이상 내리는 곳이 있겠다. 충북에는 50~100㎜, 강원도에는 30~80㎜가 내리겠으며 충북 중·북부와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는 150㎜ 이상이 예상된다.
18일 새벽부터 오전 사이 경기 남부와 충남 북부, 충북 중·북부, 강원 중·남부 내륙·산지에는 시간당 50~80㎜의 '극한호우'가 쏟아질 수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에는 이달 들어 이미 300㎜ 안팎 이상의 비가 내린 곳이 많아 지반 약화에 따른 산사태와 토사 유출, 하천 범람 위험도 커졌다.
18~19일 비가 앞선 강수보다 강해지는 것은 남부지방에 머물던 고온다습한 공기의 영향권이 전국으로 넓어지기 때문이다. 남서쪽에서 하층제트가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고 정체전선상에서 저기압이 발달하는 가운데 대기 불안정도 커지겠다.
다만 정확한 호우 집중지역은 달라질 수 있다. 정체전선상에서 중규모 저기압이 강하게 발달하면 저기압 중심 부근에 비가 몰리고, 발달이 약하면 강수 구역이 넓게 분산된다. 기상청 수치모델과 앙상블 예측도 18~19일 강수 중심 지역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19일에도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20일 오전에는 중부지방과 전라권, 오후부터 21일 오전까지는 남부지방에 비가 이어지겠다. 22일에는 전국이 흐리거나 구름이 많겠다.
23~24일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다시 비가 예보됐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는 25일까지 비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이 기간 강수는 정체전선뿐 아니라 기압골의 발달 위치와 이동 속도에 따라 시점과 구역의 변동성이 크다.
평년 장마 종료일은 제주도 7월 20일, 남부지방 24일, 중부지방 26일이다. 최근에는 2021년 전국 장마가 7월 19일 끝났지만 2024년에는 7월 27일까지 이어졌다. 2020년 중부 장마는 8월 16일까지 54일간 지속됐다.
장마가 끝나려면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충분히 확장해 정체전선의 주 활동대를 북한이나 만주 쪽으로 밀어 올리는 흐름이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나 다음 주에도 정체전선이 한반도를 오르내리고 기압골이 추가로 접근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한국기상학회도 최근 장마철을 비가 실제로 이어지는 기간이 아니라, 북태평양고기압이 북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작으로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는 기간으로 재정의했다. 이에 따라 경북처럼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마른장마'도 장마철에 포함되며, 장마 종료 역시 마지막 강수일보다 기압계의 계절적 전환을 중심으로 판단한다.
장마 종료일은 마지막 비가 내린 당일 확정되는 것도 아니다. 기상청은 이후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정체전선의 위치, 강수 양상을 사후 분석해 제주·남부·중부지방의 종료일을 각각 판단한다.올해 장마 종료 시점은 23~25일 강수 이후 기압계 변화까지 지켜봐야 구체화될 전망이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