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로봇 도입 등에 따른 노사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근로자 보호를 담은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선 경사노위의 독립화를 검토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시대, 노사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다'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각 나라의 철학을 기반으로 입법 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규제 철학은 딱히 규정되지 않은 실정이다. EU의 AI 기본법을 보면 HR 부서처럼 고위험 AI를 사용하는 기관은 노동권, 균등 대우 등을 포함한 기본권 영향 평가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박 교수는 “근로자 대표와의 사전 협의가 EU 체계 전반을 관통하는 장치로, 우리가 참고해야 할 정책 모델”이라며 “한국은 1월부터 인공지능기본법을 시행하고 있지만 채용만 명시적으로 열거해 승진·해고·성과평가 등은 규정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독립기구로 지정하는 등 AI 시대에 맞게 사회적 대화 기구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 경사노위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총괄하고 있지만 대통령 직속 기구인 탓에 추진력은 미미한 상황이다. 1999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탈퇴한 이후로 지금까지 불참하고 있는 탓에 ‘반쪽 대화’라는 점도 한계다.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지만, 안정적인 논의와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변수가 많다”며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처럼 독립적 기구로서 위상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사가 과거와 달리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태도를 취하고, 업종별 사회적 대화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AI 영향을 많이 받는 자동차, 조선, 전자 등 제조업과 특수고용 등은 업종별로 사회적 대화를 진행해 다양한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AI로 인한 고용 어려움, 직업훈련 확대 등 새로운 논의 의제를 개발할 필요도 있다.
정 교수는 “임금과 고용 등 전통적인 노동조건에서 성과급 등 새로운 사회계약을 위한 도전적인 의제를 다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중앙 차원의 사회적 대화가 중요하지만, 업종별 과제, 사회적 고용·노동 의제를 중심으로 논의를 발전시켜 사회적 대화의 성과를 축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