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면접점수 임의수정 인정됐지만…法 임용취소 막아선 까닭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21일, 오전 11:44

[이데일리 성가현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경력경쟁채용 과정에서 평정표를 임의로 변경하는 등 채용 절차 하자가 있었더라도 실제 임용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었다면, 임용 취소 처분은 취소해야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공현진)는 선관위 직원 A씨가 선관위 사무총장을 상대로 낸 임용취소처분 무효확인 및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지방공무원이던 A씨는 2021년 한 지역 선관위 경력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해 국가공무원 8급으로 임용된 뒤 7급으로 승진했다. 그러다 선관위는 고위직 간부 자녀 특혜채용 의혹이 제기되자 인력관리실태 감사를 실시했고, A씨 임용을 취소했다.

선관위는 △선관위 상임위원이었던 A씨 아버지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면접위원들의 면접 평정표 임의 변경 및 불합격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응시자 임의 배제 △전출동의를 받지 못한 A씨를 의원면직하게 해 임용 등을 처분사유로 들었다.

이에 A씨는 선관위 처분에 법적 근거가 없고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아버지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처분사유는 인정할 수 없다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응시원서를 본 내부 면접위원이 A씨의 아버지가 상임위원이었다는 사실을 직원들에게 알린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A씨 아버지가 직권을 남용해 특혜를 제공한 것은 아니라 본 경찰 수사 결과를 받아들였다.

나머지 두 처분사유 관련 하자 또는 공무원임용령 위반을 인정했지만, 이와 무관하게 A씨가 이미 임용 안정권에 들었단 점을 들어 임용취소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를 임용했던 지역 선관위가 채용시험 당시 내부 면접위원 4인의 평정표 점수를 임의 변경하고 집계표를 재작성해 일부 응시자 순위를 하향 조정했다고 봤다. 그 결과 응시자 3명은 순위가 올라 임용기회를 받았고, 면접시험 합격자였던 2명은 임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재판부는 해당 평정표 수정행위로 인한 A씨의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절차 자체의 적법성과 공정성이 훼손돼 임용 하자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지역 선관위가 전출동의를 받지 못한 면접시험 합격자 5명 중 A씨를 포함한 3명에 대해서만 의원면직하게 할 수 있도록 직접 문의해 채용한 행위는 공무원임용령을 위반한 행위라고 봤다.

다만 재판부는 “A씨와 A씨의 아버지가 이 사건 채용시험에 어떠한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전혀 확인된 바 없다”며 “이 사건 처분은 임용을 직권으로 취소해 A씨의 공무원 신분을 박탈하는 조치고, A씨의 종전 지방공무원 신분이 당연히 회복되는 것도 아니므로 A씨에게 막대한 불이익을 초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선관위 내부 면접위원들이 일부 응시자에 대해 평정표를 수정하고 예비대상자에서 제외하기는 했으나 이는 시험관리 차원의 문제로서 A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유가 아니다”라며 “A씨는 평정표 수정과 무관하게 면접시험에 공동 4위로 합격해 임용 안정권에 들었으므로 평정표 수정행위가 없었더라도 임용대상자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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