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뇌질환은 대부분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별다른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나타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뇌동맥류’는 조기 발견을 통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동맥류는 뇌혈관 벽의 일부가 약해져 그 부분이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부풀어 난 혈관이 파열된다면, 뇌출혈이나 지주막하 출혈을 일으켜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혈관벽에 지속적인 부담을 줘 뇌동맥류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흡연과 가족력 등도 대표적인 위험인자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는 총 20만 92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14만 3808명)보다 약 46% 증가한 규모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0%씩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부분의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까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동맥류가 주변 신경을 압박해 심한 두통이나 시야장애, 눈꺼풀 처짐, 복시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아무런 증상 없이 지내다 갑자기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또는 ‘살면서 가장 심한 두통’으로 표현될 정도의 극심한 두통과 함께 구토가 동반되고 목이 뻣뻣하게 경직되거나 의식저하가 올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뇌출혈을 시사하며, 생명에 치명적 위험을 가져오므로 지체하지 말고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 신경외과 강정한 교수는 “뇌동맥류는 파열되면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후유 장애를 남길 수 있는 질환”이라며 “고혈압이나 흡연 등의 위험인자를 꾸준히 관리하고, 가족력이 있거나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뇌혈관 검사를 받는 등 조기 발견을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동맥류는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의료진은 동맥류의 ▲크기 ▲모양 ▲위치는 물론 나이와 기저질환, 가족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파열 위험도를 평가한다. 이후 파열 위험이 낮으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을 시행하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면 시술이나 수술 등 예방적 치료를 고려한다.
뇌동맥류를 치료하는 주요 방법은 개두술을 통한 클립결찰술과 혈관 내 코일 색전술이다. 환자의 상태와 동맥류의 위치, 크기,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선택한다.
클립결찰술은 개두술로 머리를 열고 현미경으로 동맥류 부위를 직접 보면서, 혈관 입구에 작은 금속 클립을 물려 혈류를 완전히 차단하는 전통적인 수술법이다. 가장 큰 장점은 재발률이 낮지만, 단점은 머리를 열어야 하므로 회복 기간이 길어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소한의 절개로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혈관 내 코일 색전술은 머리를 열지 않고 진행된다. 사타구니의 대퇴동맥을 통해 여러 개의 카테터를 넣어 뇌동맥류로 접근한 뒤, 동맥류 안에 백금 코일을 채워 혈전을 생성해 혈류를 막는다. 이 방법은 개두술 없이 진행돼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재발할 확률이 클립 결찰술보다 높고, 경우에 따라 스텐트를 함께 사용하면 항혈전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강정한 교수는 “뇌동맥류의 치료방법은 어떤 치료법이 더 우월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연령, 전신 상태, 동맥류의 위치와 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방법을 전문의와 상의하여 결정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자, 흡연자,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정기적인 뇌혈관 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건강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