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2018.6.17 © 뉴스1 박세연 기자
고객이 업체의 자체 포인트나 마일리지인 '자기 적립 마일리지'가 아닌 다른 업체가 적립해 준 제휴 포인트·마일리지로 결제한 금액은 부가가치세 부과 대상이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다만 대법원은 개정 부가가치세법이 시행된 2018년 이전에 이뤄진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조세법률주의 원칙상 부가가치세법이 개정도 되기 전 시행령만으로 과세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취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2일 GS리테일이 세무서를 상대로 낸 부가가치세 경정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원고 전부 승소 판결한 원심 판결 중 일부를 파기한 뒤 서울고법에 환송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고객이 제휴 업체의 포인트나 마일리지, 즉 제3자 적립 마일리지로 결제한 금액을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해야 하는지다.
지난 201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마일리지 등 사용액은 에누리액이라고 봐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정부는 2017년 '자기 적립 마일리지'는 과세표준에서 제외하지만, 제3자가 적립한 포인트나 마일리지로 결제하고 그 금액을 제3자로부터 정산받는 경우에는 과세표준에 포함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
그리고 2017년 12월 국회에서 부가가치세법이 개정됐는데, 과세표준이 되는 공급가액의 정의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마일리지 등으로 결제하는 거래'라는 문구를 새로 추가했다. 이 법은 2018년 1월 1일 시행됐다.
GS리테일은 고객들이 GS샵에서 물품을 구매하고 특정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고객이 이 포인트로 다시 물건을 구매하면 신용카드사들이 해당 결제분을 다시 GS리테일에 정산해 줬다.
GS리테일은 고객들이 포인트로 결제한 금액만큼의 매출액은 부가가치세를 부과해선 안 된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패소 판결을 했으나, 2심에서는 에누리액으로 봐 1심 판결을 뒤집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개정 부가가치세법이 시행된 2018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시행 이전에 부과된 제3자 적립 마일리지 결제액에 대해선 무효, 이후에 이뤄진 부과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2017년 12월에 개정하기 전 부가가치세법을 위임 근거로 하는 시행령 조항은 모법의 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위임 범위를 벗어나 행정입법으로 과세요건을 확대한 것으로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돼 무효"라고 했다.
201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판결한 취지와 같이 사업자들 사이에 정산이 예정돼 있더라도 마일리지 결제액은 에누리액에 해당하는데, 시행령이 제3자 적립 마일리지를 법률의 근거 없이 에누리액 범위에서 제외한 것으로 위법이라는 취지다.
다만 2017년 12월 부가가치세법이 개정으로 시행령이 유효하게 돼 부가가치세 부과가 적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나중에 법 개정으로 위임의 근거가 부여되면 그때부터는 유효한 법규명령"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6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당시 적용되던 법령을 해석한 것이고, 법 개정으로 공급가액 범위가 바뀌었으므로 2017년 부가가치세법이 개정된 이후에도 여전히 2016년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조세 종목과 세율 등 납세의무에 관한 기본적·본질적 사항은 국회가 제정한 법률로 규정해야 하고, 법률의 위임 없이 명령 또는 규칙 등의 행정입법으로 과세요건을 확대하는 것은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효인 법규명령에 대해 위임 근거가 마련된 이후에는 적법하게 과세범위가 확대된 것으로 해석해 입법자의 결단을 존중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ho86@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