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7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5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장에 형사소송법 개정안 법안심사 자료가 놓여 있다. © 뉴스1 유승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갈등이 이번엔 경찰의 '영장 없는 긴급체포' 논란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경찰 내부에선 "잠재적 인권침해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이란 반발이 나오는 반면 법조계에선 개정안이 통과되면 경찰의 긴급체포가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여당이 발의한 형소법 개정안에는 경찰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할 경우 검사의 승인 없이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이 긴급체포 적합성을 따지는 과정이 없어지고 경찰이 긴급체포 후 최대 48시간 피의자 신병을 확보할 수 있다.
현행법에선 경찰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면 즉시 검찰에 승인을 요청하고 검사가 긴급체포 요건이 안 된다고 판단하면 즉시 석방하도록 하고 있다.
일각에선 경찰이 긴급체포를 남용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지난 19일 "민주당이 만든 세상에선 경찰이 누구의 눈치도 견제도 없이 시민을 영장 없이 무제한으로 체포하게 된다"며 "경찰의 영장 없는 긴급체포는 필연적으로 남용된다"고 비판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긴급체포를 남발할 것이라는 전제 자체가 경찰을 잠재적 인권침해 집단으로 매도한다는 것이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경찰직협)은 이튿날인 20일 "국가의 치안을 책임지라고 하면서도 동시에 경찰을 잠재적 인권침해 집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경찰 구성원들의 사기와 국민의 신뢰를 모두 훼손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여당의 형소법 개정안이 경찰의 긴급체포 남용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우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과거엔 일단 유치장에 잡아놓고 사람들이 자백하게 하는 걸 '담근다'고 표현했었는데, 형소법 개정 시 이런식으로 요건에 맞지 않는 긴급체포가 일어날 수 있다"며 "검사가 긴급체포 관련 통보만 당하는 상황에서 요건에 맞지 않게 체포된 사람은 언제 어떻게 구제받을 수 있냐. 적어도 검찰에 송치될 때까진 방치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긴급체포는 영장주의에 위반할 우려 때문에 검사의 승인이라는 안전장치를 만들어 둔 것"이라며 "그런데 형소법 개정안은 그 안전핀을 빼버렸다"고 덧붙였다.
헌법상 영장주의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상 영장은 검사에 의해서 영장이 청구돼야 하는데 형소법 개정으로 경찰이 통보만 하게 하는 것은 이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검사의 견제가 없으면 긴급체포가 남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긴급체포는 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고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하는 만큼 남용을 통제하도록 절차를 만든 게 검찰의 '승인'이었다. 그런데 형소법이 개정되면 경찰이 긴급체포를 남발하더라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검사가 경찰의 긴급체포를 통제하는 건 인권보호를 위한 통제일 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에 대한 조력이란 주장도 나온다.
안미현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는 21일 페이스북에 "긴급체포에 검사의 승인을 받도록 한 것은 절대 검사가 사법경찰의 상급 기관이라서가 아니다"며 "위법한 체포가 발생했는지를 살피고 그러한 경우 석방해 위법 상태를 종료시키기 위함일 뿐"이라고 했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