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완수사권 완전 폐지가 정치·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았던 범죄 피해자들이 국회에 섰다. 이들은 검찰개혁 논의가 정치적 논리로 수사기관 권한을 나누는 것에만 매몰돼 정작 피해자 보호와 권리 보장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들과 같은 피해자가 보호받기 위해선 수사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위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범죄 피해자가 바라보는 바람직한 형사소송법 개정방향 토론회’에서 자신을 ‘운 좋은 피해자’라며 “보완수사권 덕에 가해자 혐의가 ‘상해’에서 ‘강간 등 살인미수’로 바뀌었다”며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나는 성범죄 피해자임을 알 수 없었을 것이고 가해자는 이미 제 곁에 돌아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씨를 비롯해 범죄 피해자·유가족 등 7명은 수사 과정에서 겪은 불합리한 점을 공유했다.
더불어민주당 홍기원·곽상언·박희승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11명 의원과 함께 연 '범죄피해자가 바라보는 바람직한 형사소송법 개정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범죄 피해자의 사례 증언을 듣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들은 흔히 ‘돈과 빽(배경)이 없는 약자들은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는 말도 틀렸다고 한다. 약자만의 일이 아닌 모두의 문제라는 의미다.
스토킹 피해를 겪은 곽아람 조선일보 기자는 “저 같은 피해자도 변호사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왜 피해자가 발을 동동 구르며 스스로 가해자를 처벌토록 증거를 모아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피해자가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변호사와 피해자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피해자 구제를 위해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다운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수사권을 또 다시 남용할 수 있는 주체를 검사에서 경찰로 변경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경찰이 놓쳤을 때 빈틈은 검사의 수사지휘로 바로 점검돼야 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조병호 인천범죄피해자지원센터 사무처장도 “보완수사가 폐지되면 수사가 부실한 상태로 사건이 종결될 우려가 있다”며 “피해자가 받아야 할 보호 및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이날 공동 주최자 중 한 명인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검사에게 수사권을 조금이라도 남기면 반개혁·반민주로 비난받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일부 보완수사권 존치 법을 대표 발의한 건 오직 피해자와 국민 보호를 두텁게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