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주 임신중절' 산모 항소심 무죄…"임신중지 무죄, 제도공백 유죄"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3일, 오후 04:54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후기 임신중지 여성 '살인죄' 적용 사건 항소심 선고에 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2026.7.23 © 뉴스1 강서연 기자

시민단체가 23일 임신 36주 차에 임신중절 수술을 받아 집도의 등과 살인 혐의 공범으로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산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정부와 의료계는 더 이상 여성 건강을 방치하지 말고 제도권 안에서 어떻게 안전하고 정당하게 필수 의료 서비스로서 보장할지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모두의 안전한 임신중지를 위한 권리보장 네트워크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후기 임신중지 여성 살인죄 적용 사건 항소심 선고에 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 사건 산모의 변호를 맡은 김명선 변호사는 "이 사건이 산모 권 모 씨의 개인적인 형사 처벌을 무죄로 바꿨다는 데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현행 법률이 낙태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계속되는 입법 공백 속에서 의료계와 산모 등이 얼마나 큰 혼란에 빠져서 이와 같은 비극을 맞게 됐는지, 이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의 오정원 의사는"애초에 이 사건은 정부와 국가, 입법부와 식약처의 방기에 의해서 시작됐다. 그들의 부작위는 단순한 중립이나 신중함이 아니며 안전한 임신 중지에 대한 접근을 지연시키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왔다"며 "사람을 죽이는 것은 질병만이 아니라 구조다. 위험은 임신중지 자체보다 그것을 안전하게 의료 안에서 다루지 못하게 하는 구조에서 더 크게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의 나영 대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정부가 그 책임을 분명히 깨닫고, 이후 다시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을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용석)는 이날 살인 혐의를 받는 권 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윤 모 씨(80)에 대해선 징역 4년과 벌금 150만 원을 선고하고 90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앞서 1심은 윤 씨에 대해 징역 6년과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집도의 심 씨에 대해선 징역 4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k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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