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위험 큰 고령 환자, 내시경 치료로 위궤양 천공 극복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24일, 오전 09:08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외과 엄상수 교수와 소화기내과 강석인 교수팀이 수술 위험이 매우 높은 90세 초고령 위궤양 천공 환자를 내시경 치료만으로 성공적으로 회복시킨 증례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소화기내시경 분야 SCI 국제학술지 ‘Endoscopy’ 최신호에 게재되며 치료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위궤양 천공은 위벽에 구멍이 생기면서 위 내용물이 복강으로 새어 나와 복막염과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현재까지는 응급수술이 표준 치료지만, 고령이거나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전신마취와 수술 자체가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이 치료한 환자는 복통으로 내원한 90세 여성. 검사 결과 위 전정부에 2cm 크기의 천공과 함께 약 7.5cm 크기의 복강 내 농양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내시경을 이용해 ‘탈부착 올가미(detachable snare loop)’와 여러 개의 클립을 이용한 주머니끈 봉합술(Purse-string suture)을 시행해 천공 부위를 성공적으로 막았다.

농양 배액술과 항생제 치료를 지속했고, 추적 CT에서는 복강 내 농양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확인돼 수술 없이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이번 사례의 의미는 단순히 한 환자의 치료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내시경 치료는 대부분 내시경 검사 중 발생한 작은 인공 천공에 적용됐지만, 자연적으로 발생한 위궤양 천공, 특히 2cm 크기의 비교적 큰 천공을 초고령 환자에서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특히 연구팀은 위궤양 천공에서 새로운 치료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전신 상태와 천공의 위치, 복막염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일부 고위험 환자에서는 내시경 치료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엄상수 교수는 “위궤양 천공은 원칙적으로 응급수술이 필요한 질환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초고령이거나 심장질환 등으로 수술 위험이 큰 환자에서는 다학제 협진을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석인 교수는 “이번 증례는 외과와 소화기내과가 긴밀히 협력해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를 시행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수술이 어려운 고위험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Endoscopic closure of a perforated peptic ulcer using a detachable snare loop in an elderly patient at high risk for surgery’ 라는 제목으로 SCI 국제학술지 Endoscopy 최신호에 게재됐다.

내시경을 이용한 위궤양 천공 치료 과정. 특수 올가미와 클립을 이용해 위벽의 구멍 가장자리를 하나씩 고정한 뒤, 올가미를 조여 벌어진 부위를 모아 최종적으로 천공을 완전히 막았다.
내시경을 이용한 위궤양 천공 치료 과정. 특수 올가미와 클립을 이용해 위벽의 구멍 가장자리를 하나씩 고정한 뒤, 올가미를 조여 벌어진 부위를 모아 최종적으로 천공을 완전히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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