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비공개 당정에 참석하고 있다. 2026.7.23 © 뉴스1 신웅수 기자
경찰청이 조직 쇄신을 위해 추진 중인 순환근무제 확대를 둘러싸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경찰 내부에서는 제도 확대에 대한 반발이 큰데도 여당은 오히려 적용 대상을 하위 직급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압박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제도 시행에 필요한 예산 확보 문제까지 겹치면서 경찰 지휘부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진행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당정 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순환근무제 강화 방안을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총경은 1년, 경정은 2년 안팎으로 타지역 순환 인사가 이뤄진다. 경감은 5년 내외로 시도 내에서 인사가 이뤄진다.
경찰은 총경과 경정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순환인사를 경감까지 확대 시행하겠다는 방안을 보고했다. 또 유착 비위로 징계를 받은 경찰은 타 시도청으로 전보하고, 원시도 청으로 복귀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순환 인사 확대 시 관사나 교통비 등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경찰의 이같은 방안에 대해 "쇄신 의지가 부족하다"며 한층 강도 높은 대책을 주문했다. 경감급 확대만으로는 유착 비리를 근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 의원들은 경사급도 직접 수사를 담당하므로 순환근무 적용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경감급 순환근무제 추진 소식만으로도 현장 경찰관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대상이 경사급까지 확대될 경우 조직적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 경정급 경찰은 "주거 문제는 '지원할 수도 있다'는 말로 넘길 사안은 아니다"며 "지휘부가 외부의 눈치만 보고 정작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일선서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조직에 애착이 있어야 민원인에게 한 마디 더 친절하고 한 군데 더 수사할 수 있다"며 "경찰 본인의 복지가 안되는 상황에서 상대방의 복지를 생각할 여유도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순환근무제 확대에 반대하며 집회와 삭발 투쟁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경찰직협은 필요한 경우 향후 행정소송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직협 관계자는 "전국 단위가 아니라 시도청 별로 순경 채용, 승진 및 임용 등 인사를 실시하는데, 이걸 넘어 강제로 타 시도로 전보를 할 수 있는지 법적으로 다퉈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환근무제 확대에 따른 예산 확보 문제도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지난해 기준 경감급 인원은 3만여 명에 이른다. 이 정도의 대규모 인원 이동이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필수적이지만, 관련 예산 반영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통상 한 해 3000~4000명 규모의 경감 승진 인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순환 근무가 시작되면, 타지역 2년 근무 시 약 8000명, 3년 근무 시 약 1만2000명에 대한 주거 지원이 필요해진다.
1인당 수십만원의 월세 또는 교통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생각해 보면, 당장 매년 수천억 원의 주거지원비가 드는 셈이다. 만약 관사를 제공하게 된다면 금액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경찰은 우선 경찰 수사 신뢰 제고를 위한 쇄신 태스크포스(TF)에서 자세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TF는 위원장을 포함한 과반이 외부 인사로 이뤄진다. 경찰은 조만간 TF 위원장 및 위원 구성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sh@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