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최태원, 노소영에 9440억 줘야"…최 "심려끼쳐 송구"(종합)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4일, 오후 03:39

지난 6월 2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는 모습. 2026.7.24 © 뉴스1 이호윤 기자

'세기의 재산분할'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키고, 주식가치 산정 기준은 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로 정했다. 이는 지난 2017년 최 회장의 이혼조정 신청으로 양측의 법정 다툼이 이어진 지 9년 만에 나온 결론이다.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24일 노 관장이 최 회장을 상대로 낸 재산분할 청구 사건 파기환송심에서"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 원 및 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 5% 이자를 계산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날 법정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직접 출석하지는 않고 양측 변호인들만 배석했다.

파기환송심이 결정한 지급액 9440억 원은 지난 2024년 5월 환송 전 항소심이 결정한 지급액 1조 3808억 원보다 32%가량 감소한 금액이다.

재판부는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정했다. 쟁점이었던 SK 주식도 분할대상에 포함시켰다. 부부가 모두 주식의 형성과 유지, 가치 증가에 기여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혼인기간 중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주식가치가 크게 상승했지만 그 과정에서 노 관장의 가사와 자녀 양육, SK 관련 대외활동도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 회장이 혼인관계 파탄일 전에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증여한 주식 등은 분할대상에서 제외했다.

아울러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노 관장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알려진 300억 원을 주식가치에 대한 노 관장의 기여로 인정하지 않고 재산분할에도 고려하지 않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2차 조정 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6.15 © 뉴스1 김도우 기자

또 다른 쟁점이었던 최 회장 보유 주식의 가액 산정 기준은 '환송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2024년 4월 16일)로 정했다. 환송 후 크게 오른 SK 주가 역시 재산 가액에 직접 반영하지 않았다.

2년 전 항소심 변론종결일 기준 SK 주가는 16만 원 수준이었지만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이 이뤄진 지난달 말에는 80만 원대에 달했던 탓에 파기환송심 판단에 이목이 쏠린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이혼이 먼저 확정되고 재산분할 재판이 계속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분할 대상 재산과 액수는 사실심 변론종결일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가 상승에 최 회장의 경영적 기여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주식 자체가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이어서 파기환송심을 언제 종결하느냐에 따라 액수 변동성이 크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주가가 급증한 사실 자체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참작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9440억 원의 지급 방식을 보유 주식 자체를 나누는 현물분할이 아닌 최 회장이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노 관장 몫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 방식으로 정했다.

주식이 기업의 경영권과 지배권의 근거가 되는 측면이 있어 현금 정산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선고 직후 최 회장 측은 입장문을 내고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구체적 입장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노 관장 측은 선고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법정을 떠났다.

양측은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재상고'를 할 수 있다. 다만 이혼과 위자료는 이미 대법원에서 확정됐기 때문에 재산분할 부분만 재상고 대상이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결과가 난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최 회장 측 변호인 이재근 변호사가 판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7.24 © 뉴스1 이호윤 기자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당시 노태우 대통령이 취임한 해에 청와대 영빈관에서 결혼했다. 현직 대통령 딸과 재벌 2세의 만남으로 당시 '세기의 결혼'으로 불렸다.

그러나 2015년 최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노 관장과는 파국에 이르렀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노 관장의 반대로 합의 이혼에 실패해 2018년 2월 정식 소송을 제기했다. 이듬해 12월 노 관장도 재산분할을 요구하는 맞소송에 나섰다.

앞서 1심은 SK 주식을 최 회장의 특유재산으로 보고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에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재산분할금 66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은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면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최종현 SK 선대회장에게 지원한 300억 원을 노 관장 측의 재산 형성 기여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공동재산 약 4조 원 가운데 노 관장의 몫으로 인정된 35%인 1조 3808억 원을 최 회장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위자료도 1심의 1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크게 늘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이 300억 원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받은 뇌물로 보인다며 노 관장 측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이에 재산분할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두 사람의 이혼과 최 회장이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단은 확정했다.

zionwk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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