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찰 안팎에서 화두가 된 건 ‘순환인사제 확대’ 방안입니다. 순환인사제는 일정 기간 한 부서나 지역에서 근무한 직원을 다른 부서나 업무로 이동시키는 제도인데요. 정부가 장윤기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이른바 ‘향찰(지역 유착 경찰)’ 문제를 뿌리 뽑겠다며, 이 제도를 확대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내년 상반기 시행’이라는 구체적인 시점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포토라인 선 '여고생 흉기 살인' 장윤기(사진= 연합뉴스)
우선 일선 경찰들은 주거 불안 등의 이유로 반대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경찰도 한 지역에 정착해 집을 얻고 자녀 학교나 배우자 직장에 맞춰 생활 체계를 잡습니다. 그런데 순환근무가 확대되면 주말부부를 하거나 가족 전체가 이사를 다니는 등 주거와 자녀 교육이 흔들릴 우려가 생깁니다.
예산 문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미 순환인사제가 적용 중인 총경(789명)과 경정(3562명)을 합친 인원은 4351명 수준입니다. 반면 그 바로 아래 계급인 경감 인원만 해도 2만 9616명에 달합니다. 이들에게 지원해야 할 주거 지원금이나 이사비 등 재정적 부담이 훨씬 불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깊습니다. 경찰 업무는 분야별 특성이 매우 다양한데, 수사·여성청소년과처럼 지역 정보를 장기간 축적해야 하는 전문 부서에 대규모 순환인사가 이뤄질 경우 수사 전문성과 지역 치안력이 약화될 위험이 큽니다.
이처럼 내부 불안이 커지자 경찰도 해명에 나섰습니다. 경찰청 인사담당관실은 지난 21일 내부망을 통해 “순환인사 제도와 관련해 근거 없는 내용들이 확산하고 있다”며 “전 계급 순환, 강제 시·도 간 전출, 특정 부서·직위 순환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일선 동료들이 유언비어 때문에 동요하지 말고 차분하게 경찰청의 공식 방안을 기다려달라”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경찰 인사제도는 조직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안정적으로 근무할수록 수사 품질과 민원 서비스, 사건 처리 속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잦은 인사 이동으로 업무 공백이 발생하면 국민이 체감하는 치안 서비스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순환인사제를 둘러싼 논의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직의 공정성과 유연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인사 제도가 마련될 지 관심이 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