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팡팡" VIP엔 메이드 독점권…메이드카페의 유흥업소화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6일, 오전 05:30

유사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부적절한 포즈로 메이드카페에서 찍힌 체키(인화사진)의 모습 . 해당 기사에 나온 메이드의 사진은 아님. (독자 제공)
"돈을 많이 쓴 VIP 고객한테는 'All For You'라고 부르는 '메이드 강제 착석권'이 있어요. 원하는 메이드를 지명해서 앉히고 노는 거에요. " 지난해 11월 부산의 한 메이드카페에서 일하던 황예지 씨(가명·여·21)는 갑자기 사장으로부터 'VIP 손님과 외부 스튜디오에서 체키(인화 사진 촬영) 50장을 찍고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 손님은 이 매장에 3000만원 이상을 쓴 VIP 중의 VIP였다.

'신체 접촉이나 성관계 등을 요구하면 어떡하지.' 예지 씨는 메이드카페 외부의 폐쇄적인 공간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 사장은 외부 스튜디오에서 메이드가 의상을 여러 벌 갈아입어가며 사진을 촬영하고, VIP 손님이 이를 지켜볼 거라고 했다.

평소에도 예지 씨에게 손을 잡자고 요구하고 이를 거절하면 "너 이런식으로 하면 나 뛰어내린다"고 말을 하던 손님이었다. 이른바 '독점권', 메이드 강제 착석권을 가진 VIP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응대는 했지만, 사장이 외부 일정까지 지시하니 곤혹스러웠다.

하지만 예지 씨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VIP 손님은 그 가게에서 이미 알아주는 '큰 손', 왕이었다. 거부할 거면 그만두라는 사장의 눈총과 손님의 해코지가 두려웠던 예지 씨는 결국 메이드 일을 그만뒀다.

2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여성들이 다수 근무하는 메이드카페에서 손님들의 성적 접촉을 방치하는 각종 서비스가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돈을 많이 쓴 VIP들에겐 메이드를 지명해 독점할 수 있는 '독점권'도 주어지는 등 사실상 유흥업소와 비슷한 방식으로 불법 운영되는 양상이다.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메이드와 밀착한 선정적인 사진·19금 노래에 공연…사장 제재 없어
메이드카페에 가면 손님들은 음식 주문 외에도 콘텐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체키, 라이브(춤추고 노래하는 공연), 인생네컷(외부로 나가 셀프 사진관에서 하는 사진 촬영) 등이 대표적이다.

이 콘텐츠 상품들이 메이드카페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메이드카페 사장들도 이 상품을 잘 파는 메이드들의 기본급을 올려주거나, 인센티브를 더 잘 챙겨준다. 보통 콘텐츠 상품 가격의 30%가 메이드의 인센티브가 된다. 예컨대 부산의 한 메이드카페에선 1만2000원의 체키 1개를 팔면 해당 메이드에게 4000원이 돌아가고, 8000원이 사업장의 몫이 됐다.

문제는 이 콘텐츠 상품들이 선정적인 방식으로 팔린다는 것이다. 선정적인 포즈로 밀착해 체키를 찍거나 접객 도중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하기도 하고, 노골적으로 '회초리 맞기' '뺨 맞기' 등 부적절한 콘텐츠 상품도 있다. 하지만 사업장 내에선 제재가 없어 유사 유흥업소처럼 운영되는 셈이다.

실제로 예지 씨가 일한 A 메이드카페에선 손님이 메이드의 가슴을 만지는 포즈,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포즈로 메이드와 손님이 체키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됐다. 예지 씨는 "A 카페 메이드가 이런 체키를 찍었단 소문이 나고 나서, 메이드카페 손님들이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저기는 업소냐'는 이야기가 많이 올라왔다"고 말했다.

유사 성행위를 연상하는 공연을 벌이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A 메이드카페의 일부 메이드들은 신음소리가 섞인 일본 노래를 반주로, 무대 위에서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동작으로 공연을 했다.

매장 운영을 담당하는 점장들도 이런 행태를 알면서도 방치한다. 영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선정적인 라이브 공연 현장에 있었던 복수의 직원들은 "매장 운영을 담당하는 점장도 이 공연을 그냥 웃으며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예지 씨는 메이드카페에서 일하던 지난해 10월 테이블에 앉아 손님이 권하는 술을 마지못해 받아마셔야 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당시의 모습.

"큰 손이니까" 샴페인 사면 메이드 독점권, 외부서 데이트도…모두 불법
돈을 많이 쓰는 손님들을 VIP 등급으로 매겨 더 밀접한 접객을 하게 해주는 VIP 제도도 다수 메이드카페에서 운영되고 있다. 매장별로 기준은 상이하지만 해당 카페에 쓴 돈이 100만원, 1000만원 단위로 높아질수록 더 높은 VIP가 된다.

VIP 손님에게는 노래방 데이트, 집 데려다주기, 'PC방 데이트 등 카페 외부에서 사적으로 만나는 서비스도 제공된다는 게 전·현직 메이드들의 설명이다.

예지 씨는 "VIP 고객은 매장 관리자들과도 친하게 어울려 지내다가 '어떤 메이드와 뭘 하고 싶다'고 요구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관리진도 거의 다 들어준다"며 "매장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큰 손이니까 뭐든 들어주는 분위기"라고 했다.

굳이 특정 카페의 VIP가 되지 않더라도, 메이드와 사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고가의 메뉴도 있다. 대다수의 메이드카페들이 고가 샴페인을 주문하면 특정 메이드를 지명해 접객 받을 수 있게 하는 '독점권'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메이드를 지명(초이스)해 옆에 앉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운영방식 전반이 법에 위반된다.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곳에서 종업원을 손님 옆에 앉혀 접객하게 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한 메이드카페 종업원들이 외부에서 VIP 손님에게 데이트 등을 제공하는 것도 불법이다. 식품위생법상 종업원이 매장 외부에서 영업하는 게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과거 티켓다방에서 외부 커피 배달을 가장해 성매매를 하는 불법 행위가 많아 생긴 조항이다.

김주희 법무법인 위공 변호사는 "식품위생법상 종업원이 영업장을 벗어나 시간적 요소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성적인 서비스가 없더라도 마찬가지"라며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놓고 유흥주점처럼 접객 등을 유지하면 사업주에 대해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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