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 모습. (사진=연합뉴스)
롯데쇼핑은 2013년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돼 근로자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해야 하자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에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내용이 담긴 취업규칙 개정 절차를 거쳐 2016년부터 정년을 만 57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며 만 58세부터 임금이 25~40% 줄어드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쇼핑은 사내 전산망에 개정안을 공지하고 일주일간 동의 절차를 진행했다. 그 결과 전체 근로자 4906명 중 약 78%에 해당하는 3857명의 동의를 받았다.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근로자들은 해당 임금피크제는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인데 절차적 요건인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를 갖추지 못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롯데쇼핑의 정년 연장은 관련법 개정에 따른 당연한 의무 이행에 불과한데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1·2심 재판부는 근로자 과반수가 불이익한 변경에 동의해 필요한 요건을 갖춰 개정됐다며 롯데쇼핑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하급심 판단이 법리를 오해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사업장 전체 또는 기구별.단위 부서별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는 회의 방식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쇼핑은 해당 절차 없이 사내 전산망을 통해 과반수 동의를 얻어 근로자들이 집단적 의사를 형성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지 못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사내 전산망 공지사항에는 임금피크제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을 뿐더러 동의서에는 개정 전후의 취업규칙 내용이 병력적으로 기재된 표만 제시돼 있었던 점도 지적했다. 대법원은 “근로자로서는 자신의 의사표시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대해 동의권을 행사하는 것임을 충분히 인식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대법원은 “상호 간 의견을 교환하고 찬반 의견을 집약하는 등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이 수반돼야 한다”며 “이 사건에서 개별적으로 동의 의사를 표시한 근로자 수가 형식적으로 절반을 넘는다고 해도 그 취합 결과가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의미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