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위헌 판단은 헌재 몫"…사무장병원 지급보류 원심 파기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7일, 오전 06:00

대법원 전경 © 뉴스1

법원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법률을 위헌이라고 전제해 행정처분을 취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 의료법인이 목포시장을 상대로 낸 의료급여비용 지급보류 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논란은 목포의 사무장병원 사건에서 비롯됐다. 목포시장은 2019년 11월 경찰로부터 '비의료인인 부부가 A 법인을 설립해 개인 소유처럼 지배하면서 요양병원 등 4개 의료기관을 운영했다'는 수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이에 목포시장은 2020년 1월 구 의료급여법에 따라 A 법인에 대한 의료급여비용 지급보류처분을 내렸다.

유죄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로 사무장병원(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개설한 병원)임이 확인되면 급여비용 지급을 묶을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따른 처분이었다.

A 법인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부부는 2020년 8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별도로 형사재판을 받게 됐다.

지난 2020년 11월 1심은 A 법인 패소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은 이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 조항이라고 보고 처분을 취소했다.

이러한 항소심 판단 배경에는 2심이 진행 중이던 당시 헌재가 건강보험 진료비를 대상으로 한 국민건강보험법상 지급보류 조항이 요양기관 개설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결정이 있었다.

2심은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국민건강보험법의 해당 조항이 의료급여법 조항과 지급보류의 사유 및 절차, 법조문의 내용과 형식 면에서 사실상 같다고 판단, 헌재 판단을 이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이 사건에 적용되는 의료급여법 조항에 대한 헌재 결정은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헌재는 원심 선고 이후인 2024년 6월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의료급여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이 결정의 효력이 이 사건에 소급해 미치더라도 처분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가 위헌으로 본 것은 무죄로 밝혀졌을 때 묶어둔 돈을 돌려주는 절차가 없다는 점이었지, 수사 결과를 근거로 지급을 보류하는 것 자체는 문제 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대법원은 2024년 7월 비의료인 부부에 대한 의료법 위반 혐의 무죄가 확정된 만큼 목포시장이 개정 의료급여법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고 지급 보류된 급여비용에 보류 기간 이자를 가산해 A 법인에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법원으로서는 재판에 적용될 법률조항이 위헌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할 수 있을 뿐, 스스로 그 법률조항이 위헌임을 전제로 재판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mark83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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