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초·중·고졸 학력인정 검정고시 실시일인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강중학교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수험생 가족들이 수험생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검정고시에는 초졸 525명, 중졸 962명, 고졸 3412명 등 총 4899명이 응시한다. 2023.4.8 © 뉴스1 구윤성 기자
학력 보완을 위한 시험으로 여겨졌던 검정고시가 내신 대신 수능에 집중하기 위한 또 다른 대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신 경쟁에서 벗어나 정시 중심으로 입시를 준비하려는 10대가 늘면서 이른바 '학교 밖 입시'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검정고시 시장에서는 10대 수험생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에듀윌이 자사 검정고시 인터넷 강의 수강생을 분석한 결과, 올해 수강생 가운데 10대 비중은 44.2%로 가장 높았다. 20대(23.5%)와 30대(11.8%)를 모두 앞질렀다.
2021년만 해도 10대 비중은 0.1%에 불과했지만 2023년 5.0%, 지난해 32.9%를 거쳐 올해는 44.2%까지 늘었다. 반면 20대 비중은 2021년 62.6%에서 올해 20%대로 감소했다.
교육업계는 검정고시가 성인들의 학력 인정 시험에서 학교를 벗어난 10대들의 대입 준비 과정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학교 내신 대신 수능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이 같은 변화는 내신 5등급제 시행 이후에도 내신 경쟁 부담이 여전하다는 인식과 맞물려 있다.
교육부는 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 따라 지난해 고1부터 기존 9등급제를 5등급제로 개편했다. 1등급 비율을 상위 4%에서 10%로 확대해 과도한 내신 경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시행 첫해 학업중단과 검정고시 응시자는 오히려 증가했다.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 일반고 학업중단자는 1만8661명으로 최근 7년 가운데 가장 많았다. 특히 내신 5등급제가 처음 적용된 고1 학업중단자는 1만450명으로 사상 처음 1만 명을 넘어섰다.
수능 검정고시 접수자도 2025학년도 2만109명에서 2026학년도 2만2355명으로 늘며 2년 연속 2만 명을 돌파했다. 주요 10개 대학 검정고시 출신 입학생은 올해 824명으로 최근 10년 가운데 가장 많았고, 서울대 입학생도 55명으로 10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검정고시 수능 응시자가 증가하는 추세와 함께 상위권 학생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학생부가 없는 만큼 수능 정시를 중심으로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교육계는 '내신 경쟁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경쟁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고 봤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1 학생 가운데 1·2학기 모두 전 과목 1등급을 받은 학생은 4588명으로 전년보다 6배 이상 증가했다. 대학들도 이에 대응해 수능 최저학력기준과 학생부 정성평가를 강화하는 추세다.
한양대는 2028학년도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비율을 확대했고, 경희대와 서강대도 적용 범위를 넓혔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학생부 교과전형에 수업 이수 내용과 탐구활동 등을 반영하는 정성평가 요소를 추가했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대학 서열 구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내신 등급 체계만 바꾼다고 경쟁이 완화되기는 어렵다"며 "학교 내신 대신 검정고시와 수능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내신 5등급제는 학생들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하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라며 "검정고시 증가와 제도 시행 간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mine12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