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7학년도 수시대학입학정보박람회'가 학부모와 수험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6.7.23 © 뉴스1 구윤성 기자
오는 29일부터 사교육 업체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컨설팅이 사실상 법적으로 금지된다. 불법을 우려한 입시업체들은 학생부를 활용한 입시 컨설팅과 수시 합격 예측 등 핵심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보류한 상태다.
교육당국은 공공 컨설팅 서비스를 확대·강화하며 사교육 수요를 흡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학생부 컨설팅 금지 지침이 불명확해 혼란이 크고 불확실성에 따른 음성적인 고액 컨설팅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9일부터 학생부 상업적 이용 제한…대형 입시업체 컨설팅 중단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을 제한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29일부터 시행된다. 학생부를 취득해 영업 목적으로 거래 또는 이용할 수 없다는 게 이번 개정안의 골자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의 벌금에 처한다.
당초 해당 개정안 앞으로 학생부를 사고파는 행위를 금지하는 게 핵심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교육부가 법 시행 한 달을 앞두고 현장에 안내자료를 배포하자 혼란이 불거졌다. 공교롭게도 이는 수시를 두 달여 앞둔 때다.
해당 안내자료에는 과거에 취득한 학생부를 활용해 컨설팅을 진행해도 불법이라는 점이 명시됐다. 학생부 매매 행위 금지에서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 교육부는 일부 업체가 학생부를 구매하거나 얻어 컨설팅에 활용하면서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해 이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라고 강조했다.
대형 입시업체인 메가스터디와 종로학원 등은 관련 서비스를 부랴부랴 중단했다. 진학사는 학생부 관련 서비스를 유예했다가 최근 교과 성적 산출 등 관련 프로그램만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유웨이도 29일 이후 일부 기능이 축소 또는 변경될 수 있다고 공지한 상태다.
학생부 컨설팅 어디까지 가능할까
교육부에 따르면, 입시업체나 사교육기관이 제공할 수 있는 컨설팅 범위는 자기 학생부 내신 성적만 활용하는 정량평가뿐이다. 수험생 개인이 자기 성적을 올리면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대학별 최종등록자 상위 70% 성적과 비교해 합격 가능성을 판단하는 것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기 학생부와 과거 합격생 학생부 내신 성적을 비교해 합격 가능성을 진단해도 불법이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등 학생부 내 정성평가 요소를 토대로 한 컨설팅은 웬만하면 불법이다. 컨설팅 과정에서 과거 합격생 학생부나 이를 활용해 가공한 합격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는 대면 컨설팅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이 자기 학생부를 가지고 하는 컨설팅은 합법"이라면서도 "다만 컨설팅 범위는 자신의 내신 성적과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공개된 합격생 성적 커트라인으로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공공 컨설팅 서비스 이용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큰 만큼 교육당국은 이를 확대·강화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를 비롯해 시도교육청 진로진학센터, 소속 학교 등의 대입 상담에 힘을 주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험생·학부모 입장에서는 가지고 있는 패가 딱 하나 있던 게 사라지면 문제가 많을 수 있겠지만 입시 상담 서비스는 공공 서비스에도 여러 패가 있다"며 "공공에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충분하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입시업체 "제한 범위 불명확"…수험생·학부모 "패 사라져"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현장 혼란은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입시업체와 사교육 기관은 학생부 상업적 이용 제한 범위가 모호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교육부에 학생부 상업적 이용 제한 적용 범위를 교육부에 공식 질의해도 답변을 미루고 답을 하더라도 공무원마다 답이 다르다"며 "교육부가 언론의 질의에만 답할 게 아니라 제한 적용 범위를 명확하게 공지할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입시업체 관계자는 "입시 불확실성이 커지면 음성적 고액 컨설팅의 유혹이 더 커진다"며 "대형 입시업체 무료 컨설팅이 막혔으니 수요자들은 고액 컨설팅 쪽으로 대거 옮겨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험생·학부모도 한숨을 쉬고 있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김 모 씨는 "희망 대학을 정하려면 학교, 교육청 상담 서비스뿐 아니라 사교육 업체 컨설팅 결과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학생부는 내신뿐 아니라 세특 등 정성평가 요소가 더 중요한데 이에 대한 사교육 컨설팅을 받을 권리를 빼앗기니 황당하다"고 했다.
공공 컨설팅 서비스도 부족하다고 호소한다. 최근 대교협과 교육청 등이 진행한 수시 박람회 대면 상담은 접수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 마감됐다. 혜택을 받은 수험생들도 1000명 안팎에 불과하다. 6월 모의평가 기준 고3 수험생은 41만 명이 넘는다.
교육부는 29일부터 사설 학생부 컨설팅 관련 불법 신고센터를 가동한다. 학생부 종합지원포털 내 클린센터를 통해 사안을 접수한 뒤 구체성·심각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찰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상당수 컨설팅 업체가 개인 사업자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당국에 지도·감독 권한이 없다"며 "신고가 접수돼 사안이 경미할 경우 불법 우려가 있는 컨설팅을 자제해달라고 요구는 하겠지만 명백한 위반일 경우에는 고발이나 경찰에 수사 의뢰 등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kjh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