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없는데 전기료는 더 나오고 …불볕더위에 전통시장 시름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8일, 오전 11:27

27일 오후 1시 서울 중구의 한 전통시장. 쿨링포그와 천막 등이 갖춰져 비교적 시원했으나 손님 없이 한적했다. 2026.7.27/뉴스1 © News1 유채연 기자

"날이 더우니까 전기료가 30~40%는 더 나와."

27일 오후 1시쯤 서울 중구의 한 전통시장. 이곳에서 수산물 점포를 운영하는 50대 김 모 씨는 "더위에 손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가게 안쪽에서 더위를 피하던 김 씨는 "가을 명절 장사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28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계속되는 극한 더위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이날 낮 최고기온이 38도에 달하는 등 당분간 폭염이 이어지겠다. 전통시장은 쿨링포그를 설치하고 가게마다 선풍기 여러 대를 구비하는 등 폭염 대비에 나섰지만 손님을 끌어모으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날 오후 1시 30분쯤 찾은 중구의 골목형 전통시장은 무더운 날씨를 고려하면 비교적 시원했다. 천장에 설치된 천막이 햇볕을 가리고 쿨링포그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가 열을 식힌 덕이다.

그러나 야외에 자리한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시장을 지나던 이 모 씨(40대·여)는 "그냥 지나가는 것"이라며 "날이 더워 시장을 덜 오게 된다"고 했다.

옷 매대를 운영 중인 신 모 씨(80·여)는 "오늘 아침 7시 반에 문을 열었는데 아직도 개시를 못했다"며 "날이 너무 더워서 (장사가) 안된다"고 한숨 쉬었다. 신 씨는 "요즘 휴가라 손님이 더 없는 거 같다"며 부채질을 했다.

호떡, 젓갈, 옷 매대를 오가며 동시에 지키던 임 모 씨(67·여)는 "손님이 겨울엔 두배 넘게 많은데 요즘은 더워서 옆 가게랑 일주일에 두 번씩 교대로 쉰다"고 설명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7월 전통시장의 경기전망지수(BSI)는 70.7로 전월(83.2)보다 12.5p(포인트) 하락하며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수가 100 미만이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상인이 더 많다는 뜻이다.

27일 오후 1시 서울 중구의 한 시장 골목. 별도 냉방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가운데 냉장시설과 에어킨 실외기 등이 있어 한층 무더웠다. 2026.7.27/뉴스1 © News1 유채연 기자

더위는 특히 시장 가장자리의 골목에서 한층 극심했다. 4~5명이 가로로 걸을 수 있는 너비의 널찍한 시장 중앙 거리와 달리, 중앙에서 가로로 뻗어나가는 좁은 골목은 한두사람이 겨우 오갈 수 있는 좁은 통로였다.

골목에는 돼지 부속을 다듬어 인근 가게들에 납품하는 납품 점포들과 소매 손님에게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자리했다. 냉장설비, 에어컨 실외기 등이 빽빽하게 밀집한 골목은 열기가 갇혀 찜통 같았다.

골목의 정육점에서 고기 꼬치를 포장하던 한 상인은 "더워서 손님이 안 온다"며 "날이 더워서 (고기 꼬치도) 바로 포장해 냉동고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

중앙골목과 달리 냉방설비가 별도로 마련되지 않은 이곳 상인들은 제각기 선풍기를 여러 개 틀고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큰 선풍기와 탁상용 선풍기 두 대를 틀고 골목에서 김밥을 포장하고 있던 박 모 씨(67·여)는 "덥고 휴가 가는 사람이 많아서 손님이 없다"며 "(골목은) 걸어 다니는 사람도 없다. (냉방시설을) 설치해 주면 좋긴 한데 사람이 없어서 낭비"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해 공개한 2024년 전통시장·상점가 점포경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전통시장은 총 1403곳. 설비 설치가 비교적 용이한 집합건물형 전통시장(622곳)으로 한정해도 34.9%의 전통시장은 여전히 냉방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다.

kit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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