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6.7.23 © 뉴스1 김도우 기자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차장검사)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의 주거지와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기각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이 노 전 위원장의 부부 동반 해외 출장 의혹과 관련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가운데 주거지와 휴대전화 부분은 기각됐다. 기각 사유는 압수수색의 필요성과 관련성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전해졌다.
합수본은 앞서 영장이 발부된 중앙선관위 위원장 사무실 등을 지난 20~22일압수수색 했다. 해당 영장에는 노 전 위원장과 성명불상의 선관위 직원들이 업무상 횡령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다.
이후 지난 23일에는 노 전 위원장의 비서로 근무한 직원이, 전날(28일)에는 중앙선관위 관계자 2명이 합수본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노 전 위원장 부부 동반 해외 출장 관련 조사를 받았다.
합수본 관계자는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고, (노 전 위원장의) 출장을 기획하거나 동행한 사람 수가 적지 않아 필요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토대로 혐의를 보강한 뒤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중 세 차례 해외 출장에 매번 배우자를 동반하고도 사후 보고서에 동행 사실을 기재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2024년 11월 독일·에스토니아 출장에는 약 7194만 원, 지난해 11월 덴마크·스웨덴 출장에는 9053만 원이 각각 지출됐다.
노 전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해 부부 동반 출장을 먼저 요구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으며, 지난 20일에는 배우자 몫의 출장비 약 4700만 원을 국고에 반납했다.
법조계에서는 선관위를 상대로 한 강제수사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선관위와 법원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수사기관이 영장을 발부받는 게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 배경에는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법관이 맡는 관행이 자리잡고 있다.
1963년 중앙선관위 창설 이후 현직 대법관이 중앙선관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가 됐다. 마찬가지로 17개 시도 선관위원장은 관할 지방법원장 등이, 구·시·군 선관위원장은 해당 지역 부장판사 등이 겸직해 오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법학과 교수는 "선관위와 법원은 일심동체처럼 이어져 있어 '제 식구 감싸기' 의혹이 늘 제기돼 왔다"며 "동료나 선후배 법관이 수장을 지낸 기관에 대해 법원이 영장 발부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수도권의 한 현직 검사는 "실제로 선관위 수사는 정말 힘들었다. 말하자면 성역이었다"면서 "지금이야 그나마 영장이 발부되는 상황이지, 과거에는 건드릴 엄두도 못 냈던 기관"이라고 말했다.
mark834@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