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 대비 증거 없앤 현대중공업 임직원들, 파기환송심 무죄

사회

뉴스1,

2026년 7월 29일,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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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불공정 하도급 현장 조사 당시 자료를 조직적으로 숨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HD현대중공업 임직원들이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부장판사 송중호 엄철 윤원묵)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B 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2017년 말쯤부터 2018년 7월쯤 현대중공업 협력사들은 공정위에 현대중공업이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며 반복적으로 신고했다. 이에 공정위는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 3사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한 직권 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A 씨는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조선협력사지원팀과 해양플랜트사업부 해양노사협력사지원팀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으며 B 씨는 해양플랜트사업부 해양노사협력사지원팀 팀장, C 씨는 조선사업부 조선협력사지원팀 팀장으로 각각 근무했다.

A 씨는 B 씨와 C 씨 등 직원들에게 문제가 되는 자료를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고, 이 지시에 따라 B 씨와 C 씨 등 직원들은 실제 문제가 되는 자료를 삭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이들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하도급법상 공정위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는 과태료 부과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고의가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러나 항소심은 A 씨와 B 씨에 대한 무죄 판단을 깨고 A 씨에게 징역 1년을, B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항소심은 "A 씨 등은 하도급법 위반과 관련해 공정위가 직권조사를 거쳐 이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이 사건 행위에 나아갔다"고 설명했다.

다만 C 씨에 대해서는 "자신이 직접 형사처분을 받을 수 있는 지위에서 자기의 이익을 위해 그 증거가 될 자료를 인멸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형법상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할 경우 성립한다. 그러나 자신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는 경우라면 증거인멸죄로 처벌하지 않는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 중 A 씨와 B 씨 부분을 파기했다. A 씨와 B 씨도 양벌규정에 따라 행위자로서 직접 형사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자료를 인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파기환송심 역시 이러한 대법원 판단에 따라 "양벌 규정으로 행위자로서 직접 형사처벌을 받게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자기의 이익을 위해 그 증거가 될 자료를 인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이들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죄에서 타인의 '형사사건'이란 인멸 행위 시에 아직 수사 절차가 개시되기 전이라도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며 "사후적으로 실제 수사 또는 기소가 이뤄진 사건으로 이를 한정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죄에 대한 증거를 없애기 위해 증거 인멸 행위를 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구체적인 법률적 평가를 담아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 인멸 혐의를 인정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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