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뚫렸다" 마약 밀수사범 57% 폭증…이대로 가다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29일, 오후 07:41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이 2만 3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해외에서 마약을 들여온 밀수사범이 전년보다 57%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전체 마약류 사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향정신성의약품 범죄가 증가세를 주도한 데다 대형 코카인 밀수 사건까지 잇따르면서, 한국이 마약 소비국을 넘어 국제 유통의 경유지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관세청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마약전담 검사대에서 마약밀수 단속 시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관세청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 마약전담 검사대에서 마약밀수 단속 시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9일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5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총 2만 3403명으로 전년(2만 3022명)보다 1.7% 증가했다.

마약류별로는 필로폰과 야바 등을 포함한 향정사범이 1만 9212명으로 전체의 82.1%를 차지했다. 향정사범은 전년보다 8.2% 늘어난 반면 마약사범은 1732명으로 11.4%, 대마사범은 2459명으로 25.9% 각각 감소했다. 전체 마약류 사범의 증가가 사실상 향정 범죄 확산에서 비롯된 셈이다.

지난해 통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밀수사범의 급증이다. 밀조·밀수·밀매를 합한 공급사범은 6777명으로 전년(7738명)보다 12.4% 감소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밀수사범은 1126명에서 1772명으로 57.4% 늘었다. 밀조사범도 19명에서 25명으로 31.6% 증가했다.

반면 밀매사범과 투약사범이 감소하면서 전체 공급사범 수는 줄었다. 이에 따라 마약범죄 규모 자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기보다 해외 반입과 국내 제조 등 유입 단계의 위험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구체적인 반입 경로가 확인된 필로폰 밀반입량은 299.1㎏으로 전년(195.0㎏)보다 53.4% 증가했다. 국내에서 압수되는 마약류의 상당 부분이 외국산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해외 공급망을 통한 대량 반입이 확대된 것이다.

대형 코카인 사건도 잇따랐다. 지난해 4월 강릉 옥계항에서 페루발 코카인 1690㎏이 적발됐고, 5월 부산신항에서는 에콰도르발 코카인 600㎏이 발견됐다. 8월에도 부산신항에서 라이베리아발 코카인 300㎏이 적발됐다. 옥계항 적발량은 국내에서 한 번에 발견된 코카인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백서는 이들 단발성 대규모 사건을 일반 외국산 마약류 밀반입 통계에서 별도로 제외했다.

국내 제조 사례도 합성마약을 중심으로 다양해졌다. 지난해 적발된 제조 사례에서는 합성대마와 액상대마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해외에서 원료를 들여오거나 텔레그램과 인터넷을 통해 제조법을 익힌 뒤 원료물질을 전자담배 액상 등과 혼합·가열하는 방식이 다수 확인됐다. 이 역시 ‘국제적·비대면 연계를 통한 제조’ 확산이 배경이 됐단 게 대검 설명이다.

연령별로 20·30대가 압도적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10대 청소년층 증가세가 특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30대 마약류 사범은 6986명으로 전체의 29.9%를 차지해 20대 6913명(29.5%)보다 73명 많았다. 20·30대의 합계는 1만3899명으로 전체 사범의 59.4%에 달했다. 10대 마약류 사범은 674명으로 전년(649명)보다 3.9% 증가했다. 이중 10대 향정사범은 564명에서 611명으로 8.3% 늘었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은 329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향정사범이 2578명으로 78.2%를 차지했다. 범죄 유형별로는 투약이 1103명으로 가장 많았고 밀수 658명, 밀매 636명 순이었다. 대검은 국내 체류 외국인 사이에서 태국산 각성제인 ‘야바’의 투약과 밀수가 주요 문제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마약류 사범의 재범률은 최근 5년 통계상 처음으로 30% 아래로 떨어졌지만, 향정 범죄의 반복성은 여전히 높았다.

지난해 재범인원은 6966명, 재범률은 29.8%로 전년의 34.5%보다 4.7%포인트 낮아졌다. 재범인원도 2023년 9058명을 정점으로 2024년 7941명, 지난해 6966명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다만 전체 재범인원의 85.7%인 5973명이 향정사범으로 향정 범죄의 반복성은 여전히 높았다. 지난해 향정사범의 재범률은 31.1%로 마약사범 15.3%, 대마사범 29.6%를 웃돌았다.

마약류 사범이 지속 증가하면서 치료·재활을 병행하는 사법 대응도 확대 수순을 밟았다. 치료보호 인원은 1649명으로 전년(875명)보다 88.5% 증가했고, 사법·치료·재활 연계모델에 따른 조건부 기소유예 대상도 2024년 148명에서 지난해 190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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