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김세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교신저자), 이성진 서울대 기초과학연구원 박사(교신저자), 장규선 독일 막스플랑크 친환경소재연구소 박사(제1저자). (사진=고려대)
공룡의 이빨에는 생전에 먹었던 음식과 마셨던 물, 생활했던 지역에 관한 정보가 남을 수 있다. 화석에 남아 있는 여러 동위원소 중 탄소(C)와 질소(N)는 공룡의 먹이와 먹이사슬 위치를 추정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또 지역의 암석과 물의 특성을 반영하는 스트론튬(Sr)을 분석하면 공룡이 어느 지역에서 생활했는지, 어디로 이동했는지도 추적이 가능하다. 이밖에 칼슘(Ca)과 산소(O) 동위원소도 공룡의 식생활과 당시 생태·기후환경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공룡 화석에 남은 성분이 공룡이 살아있을 때 존재했던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화석이 땅 속에 묻혀 있는 동안 지하수와 주변 흙의 성분이 스며들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려대에 구축된 첨단 분석기기인 원자탐침단층현미경을 활용, 경남 하동 주지섬 하산동층에서 발견된 백악기 육식공룡의 이빨 화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빨의 가장 바깥쪽을 이루는 보호층인 ‘법랑질’(에나멜)은 원래의 결정구조를 비교적 잘 유지한 반면 법랑질 내부의 조직인 ‘상아질’은 화석이 되는 과정에서 지하수와 주변 광물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연구팀은 원자탐침단층현미경을 통해 법랑질 안에서 공룡이 살아 있을 당시의 화학적 정보가 보존된 영역과 화석화 과정에서 변질된 영역을 원자 수준에서 구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첨단 현미경 분석과 고정밀 동위원소 분석기술을 결합하면 공룡의 먹이와 생활지역, 이동 경로는 물론 당시의 환경까지 더욱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세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원자 수준의 첨단 분석을 통해 공룡이 살아 있을 때의 정보와 화석이 되는 과정에서 생긴 변화를 구분한 첫 사례”라며 “공룡 화석의 작은 한 조각으로 수천만 년 전 공룡의 생활사를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