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경험 여성 10명 중 6명 폭력 피해…3년 새 5%p 증가

사회

뉴스1,

2026년 7월 30일, 오후 12:00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이혼·별거·동거를 경험한 여성 10명 중 6명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 여성 10명 중 4명은 신체·성·경제·정서적 폭력과 통제, 스토킹 등 7개 폭력 유형 가운데 6개 이상을 중첩해 경험했다.

성평등가족부는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907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가정폭력 실태조사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4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는 전국 단위 조사다.

이혼·별거·동거 종료 이후 절반이 폭력 피해
조사 결과 이혼·별거·동거 종료 경험자의 50.0%가 이별 전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중 하나 이상을 경험했다. 이혼·별거·동거 종료 경험 응답자는 541명이었다.

현재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평생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을 경험한 비율인 14.4%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평생 폭력 피해율은 여성 17.2%, 남성 11.5%였다.

성별로는 여성 피해율이 59.6%로 2022년 54.5%보다 5.1%포인트(p) 상승했다. 남성 피해율은 같은 기간 47.4%에서 40.0%로 7.4%p 하락했다.

여성의 경우 신체적, 성적, 경제적 폭력 비율이 3년 전과 비교해 감소했지만 정서적 폭력의 경우 51.1%에서 54.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전체 폭력 유형에서 피해 경험이 감소했다.

홍미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정서적 피해를 감지하는 민감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율도 여성 29.1%, 남성 18.9%로 여성이 남성의 약 1.5배였다. 남녀 모두 이별 후보다 이별 전 스토킹 피해를 경험한 비율이 높았다.

이별 전 스토킹 피해율은 여성 28.0%, 남성 18.6%였으며 이별 후에는 각각 11.5%, 7.2%로 조사됐다.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 조사에서 지속적으로 접근하거나 기다리는 물리적 접근형 스토킹 피해율은 여성 26.8%, 남성 16.3%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디지털기기를 이용한 위치 확인과 일상 감시 등 디지털 강압적 통제와 기술매개형 스토킹 관련 문항도 신설했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위치를 확인하거나 일상생활을 감시했다'의 여성 피해율은 1.2%, 남성 피해율은 1.3%였다. '나의 온라인 활동을 못 하게 하거나 허락받도록 했다'의 여성 피해율은 2.0%, 남성 피해율은 1.4%로 조사됐다.

피해가 여러 유형에 걸쳐 중첩되는 양상도 여성에게서 두드러졌다.

이별 전후 스토킹 피해 여성의 38.2%는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과 통제, 스토킹 등 7개 폭력 유형 가운데 6개 이상을 중첩해 경험했다. 같은 조사에서 남성 비율은 8.0%였다.

(성평등부 제공)

10명 중 7명 "폭력에 대응한 적 없어"
지난 1년간 배우자나 파트너로부터 신체적·성적·경제적·정서적 폭력 가운데 하나라도 경험한 비율은 5.9%로 2022년 7.6%보다 1.7%p 감소했다. 여성은 9.4%에서 7.6%, 남성은 5.8%에서 4.1%로 각각 낮아졌다.

폭력 유형별로는 경제적 폭력 피해율이 0.4%에서 0.6%로 소폭 상승했다. 신체적 폭력은 1.2%에서 1.1%, 성적 폭력은 2.3%에서 1.0%, 정서적 폭력은 5.7%에서 4.9%로 감소했다.

폭력이 발생했을 때 '별다른 대응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답한 비율은 68.5%로 2022년 53.3%보다 15.2%p 증가했다. 여성은 65.6%, 남성은 74.0%가 대응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는 '그 순간만 넘기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가 36.3%로 가장 많았다.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34.0%,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해서' 31.4% 등이 뒤를 이었다.

폭력 경험자의 80.9%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경험이 없었다. 도움을 요청한 대상은 이웃이나 친구가 10.7%, 가족이나 친척이 10.1%였다.

지난 1년간 폭력 피해자 중 신체적 상처나 부상을 경험한 비율은 10.7%, 불면·호흡곤란·두통 등 신체화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10.0%였다.

폭력 피해로 경제활동에 지장이 있었다는 응답은 6.9%(여성 7.1%·남성 6.4%)였다.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경우에는 이 비율이 22.5%로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의 3.3%보다 높았다.

신체적 폭력 피해 여성 가운데 일시적으로 외부에 머물렀다는 응답은 18.5%, 일주일 이상 집을 떠났다는 응답은 7.9%였다. 신체적 폭력 피해가 없는 여성은 각각 1.2%, 2.4%였다.

'가정폭력을 한 후 진심으로 후회한다면 용서할 수 있다'는 응답은 23.8%에서 21.6%로 2022년보다 허용도가 낮아졌다.

'어릴 때 학대를 당한 사람이 가정폭력을 하는 경우는 이해할 수 있다'는 응답도 13.7%에서 12.0%로 줄었다.

가정폭력을 피해자나 개인의 문제로 여기는 인식은 강화됐다.

'왜 피해자가 폭력행동을 하는 배우자 곁을 떠나지 않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응답은 41.2%에서 43.8%로 높아졌다.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라는 응답도 20.5%에서 23.2%로 상승했다.

이웃의 아동학대를 목격했을 때 신고하겠다는 응답은 43.6%로 2022년 45.1%보다 낮아졌다. 부부간 폭력에 대한 신고 의향도 33.3%에서 27.6%로 감소했다.

홍 연구위원은 "가정폭력은 안 되지만 그래도 피해자 개인이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의 지형이 보인다"며 "대응하지 않은 이유로 '창피해서'가 늘었는데여전히 (폭력 피해를) 창피한 문제로 보는 경향도 보인다"고 말했다.

스토킹 잠정조치 기간 연장 등 제도강화
관련 법·제도 가운데 다른 가족의 가정폭력을 알게 됐을 때 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77.9%였다.

피해자가 직접 접근금지를 신청할 수 있다는 제도는 73.2%, 접근금지 위반 시 처벌받는다는 사실은 72.8%가 알고 있었다.

필요한 정책으로는 합당한 가해자 처벌이 4점 만점에 3.5점으로 가장 높게 평가됐다. 법과 지원 서비스 홍보, 성평등·폭력예방 교육 확대, 경찰의 초기 대응 강화 등의 필요성도 높게 나타났다.

성평등부는 이번 조사를 반영해 스토킹 잠정조치 기간 연장과 고위험 피해자 대상 민간경호·지능형 폐쇄회로(CC)TV 확대 등 지난 13일 발표한 '스토킹·교제폭력 대응 강화 방안'을 관계 부처와 추진할 계획이다.

신체적·성적 폭력에 이르지 않은 지배·통제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 마련도 법무부와 협의한다. 온라인 스토킹 피해자의 개인정보 삭제를 지원하는 '스토킹방지법' 개정과 친밀관계폭력 사망사건 사례분석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경찰과 가정폭력 상담소의 공동 대응체계를 운영하고 폭력 피해자 주거지원 시설은 지난해 354호에서 올해 364호, 내년 384호로 확대한다.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을 대상으로 강의를 확대하고 관계 기관 합동 젠더폭력 대응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온라인 스토킹과 교제폭력 관련 예방교육 콘텐츠 3종을 개발·보급하고 '레드플래그10' 등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 홍보물에 여성긴급전화 1366 상담 안내도 포함할 예정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이번 실태조사는 이별 폭력 등 친밀한 관계를 기반으로 한 폭력이 얼마나 심각하고 복합적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며 "예방부터 선제 대응, 사후 보호까지 전 과정에 걸쳐 피해자 맞춤형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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