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소법 개정안에 '공소기각' 확대…"모호한 기준, 악용 우려 커"

사회

뉴스1,

2026년 7월 30일, 오후 12:02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토론 종결 투표가 진행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하고 있다. 2026.7.29 © 뉴스1 신웅수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를 통과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공소기각' 조항이 추가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공소기각의 기준이 불명확해 재판 지연 등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실무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 의원들은 지난 28일 소위 심사 과정에서 형소법 개정안에 '공소기각' 조항을 추가했다.

형소법 개정안 제327조에 따르면 법원은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공소기각은 공소 제기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때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절차다.

현행법은 피고인에 대한 재판권이 없거나 공소 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무효일 때, 검찰이 이중으로 공소를 제기했을 때 등에만 공소기각 선고를 하도록 한다.

법조계는 새롭게 추가된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과 '중대한 위법수사'라는 조건의 판단 기준과 범위가 지나치게 불명확하다고 지적한다.

법무부는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 현저히 일탈이라는 요건은 그 판단 기준이 법률상 전혀 제시돼 있지 않아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개정안의 불명확한 개념을 토대로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을 주장하는 경우, 절차적 공방을 과도하게 증가시켜 재판 지연 등 실무적 부작용이 우려된다"라고도 설명했다.

대검찰청은 "법원이 사건마다 개별적으로 의미를 형성할 수밖에 없어 공소기각 여부가 재판부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을 통해 다툴 수 있는 문제를 불명확한 규정으로 넣어버리면 악용의 소지가 크다"며 "이는 형사사법 시스템을 불명확하고 불안정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는 법무부 검찰미래위원회 활동과 맞물려 의구심을 키운다. 검찰미래위 조사단 결론을 지렛대 삼아 이재명 대통령 형사 재판의 공소를 기각하려는, 이른바 '플랜B'가 아니냐는 시각이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6.7.29 © 뉴스1 김성진 기자

법무부는 지난달 초 검찰권 남용 의혹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검찰미래위를 출범시켰다.

미래위 산하 진상조사단은 △쌍방울 대북송금 △대장동 △위례 신도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이다.

만약 진상조사단이 이들 사건의 수사 및 공소 제기 과정에서 검찰권이 남용됐다는 결론을 내리면, 이를 개정안의 공소기각 사유로 연결 지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위법수집증거 배제와 공소권 남용 법리가 이미 있는데도, 실체적 판단 없이 재판 자체를 끝낼 별도의 길을 만든 것"이라며 "공소 취소 특검이 어려워지니 법원이 공소를 기각하도록 우회로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소취소와 공소기각은 전혀 상관없는 다른 제도"라며 "개별 케이스 요건은 이미 법원에서 축적된 판례들이 있어 법원에서도 저희가 만든 문구에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조작 기소 의혹 특별검사법'에 특검의 공소 취소 권한을 포함해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역풍이 커지자 민주당은 해당 법안 처리를 지방선거 이후로 잠정 보류했다.

그러나 법조계는 대통령 형사재판에 관해 개별 재판부가 정치권의 압박을 심하게 받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불명확한 문구를 넣으면 일반 국민들도 자신이 받은 수사와 공소가 위법했다고 주장할텐데, 대통령 사건에서도 변호사들이 위법을 주장할 것"이라며 "검찰미래위 진상조사단의 결론 또한 해석의 영역으로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공소기각'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법원이 외부 위원회의 자체적인 결론에 귀속될 이유가 없고, 신설 조항을 유력 정치인의 기존 재판에 끼워 맞추기는 법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국무조정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의 자문위원을 지낸 양홍석 변호사는 "검찰미래위는 공신력을 갖춘 기구가 아니기 때문에 법원이 그 결과를 참고할 여지가 없다"며 "새 규정이 생겼다고 해서 법원이 합당한 이유 없이 특정 사건에 이를 적용해 공소를 기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사건이) 개정안에서 말하는 '중대한 위법 수사'나 '현저한 재량권 일탈'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결국 법원이 엄격한 해석을 거쳐 제한적으로만 조항을 적용하면 실제 활용도는 2~3년에 한두 건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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