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폭락은 칼에 찔린 고통"…3억 잃은 정신과 의사의 경고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전 07:25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최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식 투자 손실로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투자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식시장 폭락을 처음 경험한 초보 투자자일수록 극심한 불안과 공황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주식 중독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박종석 원장은 지난 29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주식 투자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지난주보다 이번 주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사진=tvN ‘유퀴즈 온 더 블럭’)
박 원장은 “상담을 받는 환자들의 평균 손실액도 이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며 “주가 급등기에 주식 거래를 시작한 초보 투자자일수록 공포감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사람들은 주식시장 폭락을 경험해 본 적이 없어 면역력 자체가 없다”며 “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보다 더 심한 우울과 공황 증상을 보이곤 한다”고 진단했다.

또 “사람이 칼에 찔리거나 불에 데었을 때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뇌의 ‘배측 전방대상피질’인데, (주식 투자로 인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을 느끼는 뇌 부위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말했다.

포모(FOMO) 증후군은 다른 사람이 주식으로 큰 수익을 올렸을 때 자신만 뒤처졌다는 소외감이나 박탈감을 느끼는 심리 상태를 뜻한다.

박 원장은 “개인적으로는 어제오늘 같은 폭락장을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7.1짜리 지진에 비견할 만한 재난이라고 생각한다”며 “이 정도 폭락과 손실이 사흘 이상 누적된다면, 사실 정신의학적으로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에 해당하는 절망감, 우울을 느낀다고 본다. 수억원, 수천만원의 돈을 갑자기 잃게 되면 삶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져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 손실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면 “주식 앱을 지우고 2주간 모든 뉴스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부터 스스로를 격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짧게는 2~3일에서 길게는 2주간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는 걸 피해야 원래의 집중력과 판단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박 원장은 투자 손실을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박 원장은 “폭락장에서는 역포모 증후군이나 조모 증후군이라고 해서 ‘나는 주식을 안 사서 오히려 더 이익을 봤다. 승리했다’는 식으로 주식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사람들이 당시 부러웠던 심리와 담아두고 있던 열등감을 해소하려는 심리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사회 분위기가 만연하고 전염될수록 경제 시장의 위축과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문화가 전염병처럼 퍼져나가게 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조롱이나 비난, 악성 댓글은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 원장은 지난해 tvN ‘유 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해 자신 역시 과거 주식 투자에 몰두하다 약 3억2000만원의 손실을 본 경험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우량주 대신 각종 테마주와 이른바 ‘잡주’를 뇌동매매했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선물과 옵션 거래에까지 나섰다가 큰 손실을 입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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