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근린공원 놀이터. 어린이 등 방문객은 없는 채 텅 빈 모습이다./뉴스1 ⓒ News1 이동건 수습기자
"어우, 너무 뜨거운데 미끄럼틀 타지 마. 괜찮아? 우리도 실내로 가자"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보호자들은 놀이터 등 야외 활동을 피하고 물놀이장이나 키즈카페로 향하고 있다. 기상청이 영유아 등 온열질환 취약자의 야외활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데 따른 모습으로 풀이된다.
전날(30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신길근린공원 놀이터에는 어린이 등 방문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늘이 없는 탓에 햇볕에 계속 달궈진 미끄럼틀, 그네 등 놀이기구는 손을 2초 이상 댈 수 없을 만큼 뜨거웠다.
양산을 쓰고 지나가던 노인 A 씨는 "더운데 사람이 왜 있겠나"며 혀를 찼다. 4세 조카를 데리고 나온 한 남성 B 씨는 "조카 온열질환이 걱정돼서 10분만 있다가 실내로 이동하려 한다"고 했다.
3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공원 물놀이장./뉴스1 ⓒ News1 이동건 수습기자
반면 비슷한 시각 가까운 거리 영등포공원 물놀이장은 어린이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영등포구청이 운영하는 이 시설은 평소엔 일반적인 놀이터지만, 여름철 물놀이장 개장 기간엔 종아리 높이까지 물이 채워진다. 물대포, 대형물 바구니, 물회오리 분사기 등이 설치돼 작은 워터파크를 방불케 했다.
래시가드 수영복 등을 입은 스무명 안팎의 어린이들은 물 바구니 아래서 물을 맞으며 '꺅' 소리를 지르거나 미끄럼틀 등을 탔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하반신을 물에 담그고 수다를 떨기도 했다.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는 5학년생 서 모 양은 "요새는 밖에서 조금만 놀아도 땀이 나고 어지러운데 여기선 1시간이나 놀았는데도 괜찮다"고 했다.
네 살 딸과 놀아주던 40대 아버지 C 씨는 "휴가철 집에만 있기 너무 답답하고, 그렇다고 폭염이라 밖에 나가긴 꺼려졌는데 가까운 곳에 이런 시설이 있다니 다행"이라며 "무엇보다 무료라서 키즈카페보다 낫다"고 했다.
3명의 안전 요원들은 과격하게 노는 고학년이 보이면 주의를 주기도 했다. 한 안전요원은 "지금은 오히려 사람이 없는 편"이라며 "오전 11시 개장이지만 주말의 경우 2시간 전부터 사람들이 자리를 잡는다"고 전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한 쇼핑몰 내부 키즈카페./뉴스1 ⓒ News1 윤주영 기자
아이들을 한데 맡기고 쇼핑 등 개인 시간을 보내고 싶은 보호자들은 쇼핑몰 내 키즈카페를 찾았다. 같은 날 오후 3시쯤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한 쇼핑몰 키즈카페에서는 약 30명의 어린이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은 평일 3시간 기준 1만 9000원, 주말 및 공휴일은 2시간 기준 2만 2000원의 요금을 받았다. 집라인·미끄럼틀·공 풀장 등 놀이기구가 가득했으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과 작은 장난감도 구매할 수 있었다. 한 직원에 따르면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주 방문객이라고 한다.
7살 딸을 맡긴 성 모 씨(30대·여)는 "아이들을 맡기고 보호자들은 장을 보거나 할 수 있기 때문에 키즈카페를 찾았다"며 "아이 온열 질환이 걱정돼 최대한 실내로만 다니려고 하는 중"이라고 했다.
성 씨의 딸 박 모 양은 "아파트 놀이터에는 아는 친구가 더 많은데 키즈카페는 그렇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그래도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긴 했고, 또 덥지 않아 좋다"고 했다.
legomaste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