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AI로 서양회화 500년 변화상 분석

사회

이데일리,

2026년 7월 31일, 오후 02:42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미술작품의 제작 시기와 화풍을 구분하는 데에는 색상·구도보다 그림 속 인물·사물·이야기 등 맥락적 정보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왼쪽부터)김진 숭실대 연구원, 이병휘 미국 버지니아대 박사, 유택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교수, 윤진혁 숭실대 AI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사진=숭실대)
(왼쪽부터)김진 숭실대 연구원, 이병휘 미국 버지니아대 박사, 유택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교수, 윤진혁 숭실대 AI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사진=숭실대)
숭실대는 윤진혁 AI소프트웨어학부 교수 연구팀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난 500년간 서양 회화의 양식적·내용적 변화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국 버지니아대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기존 데이터 기반 미술사 연구는 그림의 색채와 구도 등 형식적 요소를 분석하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그림 속 인물과 사물, 주제, 서사 등 맥락적 정보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7만 2447점의 서양 회화 데이터를 활용했다. 사전학습된 멀티모달 AI 모델인 CLIP(Contrastive Language-Image Pre-training)을 적용해 형식적 정보만 반영한 오토인코더 기반 임베딩과 맥락적 정보까지 포함하는 CLIP 임베딩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색상, 구도 등 그림의 형식적 요소만 학습한 AI는 그림이 제작된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반면 인물과 사물, 이야기 등 맥락 정보까지 함께 학습한 AI는 그림의 제작 연도와 화풍을 더 높은 정확도로 예측했다. 연구팀은 시대와 화풍을 이해하는 데에는 그림의 형식적 요소보다 맥락적 정보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지난 500년간 서양 미술에 나타난 사회·문화적 변화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시간이 흐르면서 그림 속 종교적 소재는 꾸준히 감소했고 초상화 중심의 화풍은 점차 추상적인 화풍으로 변화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윤 교수는 “멀티모달 AI와 데이터 과학을 통한 새로운 접근법으로 예술의 창의성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새로운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며 “지난 몇 년간 인간의 지식 생산 활동에 AI가 급격하게 도입되면서 이제는 AI가 단순히 창작을 돕는 도구를 넘어 인간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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