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범죄 전건송치'에도 형소법 논란 가속…"전면 재검토" 목소리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3일, 오후 04:38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검사의 직접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자 권리 강화와 ‘7대 범죄 전건송치’ 등을 통해 수사 공백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하지만, 법조계는 “근본적인 보완책으로 보기 어렵다”며 추가 입법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에서 이번 개정의 핵심을 “권한을 없앤 것이 아니라 분산하고 상호 견제하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사는 직접수사 대신 보완수사 요구와 재수사 요구를 통해 수사를 통제하고, 경찰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급 수사기관 이관이나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아동학대 등 7대 범죄 ‘전건 송치’ 내세운 與

민주당은 이번 개정으로 검사의 직접수사권은 폐지하되 기소권과 사후 통제 기능은 유지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7대 범죄는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하더라도 사건 기록 전부를 검찰에 보내 다시 검토하는 ‘전건송치’ 제도를 개별법 개정을 통해 도입할 방침이다.

전건송치는 경찰이 사건을 자체 종결하더라도 검사가 사건기록을 다시 검토해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면 기존과 같이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검찰의 직접수사는 폐지하되 피해자 보호와 경찰 수사에 대한 사후 통제 기능은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민주당이 제시한 사회적 약자 대상 7대 범죄로, 아동학대와 가정폭력 등 이미 전건송치가 적용되는 범죄에 더해 스토킹 등 개별법 개정을 통해 확대하는 범죄군이 포함된다. 또 피해자의 검사 면담 신청권과 의견 제출권, 수사기록 열람·등사권을 확대하고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도 강화했다. 민주당은 “피해자를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 형사절차에 직접 참여하는 권리 주체로 세웠다”고 강조했다.

◇“근본적 보완책은 아니다” 입 모은 법조계

다만 법조계에서는 형사사법체계 개편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여전히 근본적인 과제가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현직 판사 A씨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에도 현장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전건송치라는 제도 하나만으로 이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민주당이 제시한 7대 범죄 전건송치 기준 자체가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왜 하필 7대 범죄인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며 “전세사기나 대규모 투자사기 같은 민생경제범죄 피해자도 충분히 사회적 약자일 수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제외하거나 포함하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검찰의 사건 통제 기능에도 한계가 있다고도 봤다. 그는 “전건송치를 통해 검찰이 사건을 다시 검토할 기회는 생기지만 이미 직접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달라지는 부분은 크지 않다”며 “기소 여부를 판단하려면 사실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수사권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 제도에서는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법안 전반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수사에 대한 사후 통제 장치 역시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개정안에 따라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고 보완수사 요구와 재수사 요구만 가능하다. 민주당은 사건책임제와 시정조치 요구, 재수사 요구, 전건송치 등을 통해 통제 장치를 촘촘히 설계했다고 설명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제도의 실효성은 시행 이후 실제 운영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형사변호 실무의 막대한 변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건 대응의 중심이 검찰 단계에서 경찰 단계로 이동하면서 변호인 역시 경찰 조사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구조가 됐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구현의 맹조영 변호사는 “형사사건의 무게중심이 사실상 경찰 단계로 옮겨왔다”며 “과거에는 경찰 조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검찰 조사에서 다시 다툴 여지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경찰 단계에서 작성된 수사기록이 사건의 방향을 좌우할 가능성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로펌들도 경찰 수사 대응과 피해자 대리, 디지털 증거 확보 등 초기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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