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동조합연맹이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학교생활기록부 전면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학교생활기록부 부정적 기록금지 및 긍정포장 강요 등 지침에 대한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7.31 © 뉴스1 김기남 기자
교육부가 학생부를 활용한 학원·입시업체의 컨설팅을 금지한 후 공공 진학상담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상담 규모가 현장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학생부를 둘러싼 사교육 수요를 줄이려면 학생부 중심 입시체계와 학생부 제도 개편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4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달 29일부터 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시행했다. 지난 4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에 신설된 조항으로 학생부를 영리 목적으로 이용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번 조치로 학원과 입시업체가 학생부를 활용해 입시 상담이나 컨설팅을 하는 영업은 사실상 금지됐다. 교육부는 사교육 수요를 공공 영역으로 흡수하기 위해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운영하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의 학생부종합전형 상담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현재 상담 규모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디가' 학생부종합전형 상담은 매주 250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하며 학생 1인당 월 1회만 이용할 수 있다. 월 상담 가능 인원은 약 1000명으로 지난 6월 모의평가 응시자 41만여명의 0.3%에도 미치지 못한다.
2027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전국 대학의 전체 모집인원은 33만2203명이며, 이 중 수시모집 선발 인원은 26만6377명이다.
중등교사노동조합은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선착순 접수 방식은 상담 신청 정보를 빠르게 접한 학생에게만 기회를 제공해 사교육 접근성 격차를 공공 상담 접근성 격차로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공공 상담 창구를 계속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구체적인 인력과 예산, 확대 규모가 제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현재 상담은 평균 진학상담 경력 13년의 교사 약 500명이 맡고 있지만 수업과 담임, 학생부 작성 업무를 병행하는 상황에서 상담 물량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논란이 학생부 제도 자체를 둘러싼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학생부 중심 전형의 비중이 큰 구조에서는 학생부 해석과 컨설팅 수요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어 공공 상담만으로는 사교육 수요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앞서 감사원은 서울지역 고교 교사들의 학생부 기재 중복 사례를 지적하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에 개선을 요구했다. 감사원이 발표한 '서울특별시교육청 정기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1~2024년 서울지역 239개 고교 학생부를 점검한 결과 803명의 교원이 51명 이상 학생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동일한 내용을 기재한 사례가 확인됐다.
교원단체들은 학생부 기록 부담의 근본 원인이 학생부의 과도한 대입 변별 기능에 있다고 보고 학생부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지난달 31일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부의 대입 변별 기능을 전면 재검토하고 학교급별 교육 목적과 발달 단계에 맞는 학생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문 서술 의무를 폐지하고 교사의 전문적 판단에 따른 기록 방식으로 개선하는 한편, 고교학점제로 늘어난 기록 업무를 고려한 교원 확충과 교사의 평가권 보호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cho@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