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계속되는 폭염에 남부지방 주민들의 가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물 소비 및 증발량이 증가한 가운데 3대 메가프로젝트도 추진할 예정이라 깨끗한 물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4일 실시한 하반기 부처 업무보고에서 용수 공급을 차질 없이 진행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통상부, 지식재산처, 기후에너지환경부,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부처 업무보고에서 보고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 장관은 이날 오후에 진행한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남부지역 가뭄 대응과 에너지 정책 추진 상황을 발표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인공지능(AI)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에너지 대전환을 동시에 해결하면서 대체불가능한 국가로 나아가야 한다”며 “AI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성패는 전력과 용수 공급에 달려있다. 65만톤 용수는 2029년까지 공급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정부는 반도체 팹 4개가 들어설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루 65만톤의 물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4년 국민 1인당 수돗물 사용량(305.9ℓ)을 기준으로 212만 5000명이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기후부는 올해 하반기에 이 산단을 비롯한 3대 메가프로젝트 시설에 들어갈 수자원 관리 체계를 대폭 개선한다는 입장이다. 국가수도기본계획 재검토 주기를 당초 5년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과 동일한 2년으로 줄인다. 또 하천법 개정을 통해 미사용률이 높은 허가 수량(水量)을 회수·조정함으로써 수자원을 재배분할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용도별로 구분됐던 발전용·농업용 댐은 다목적으로 연계해 활용키로 했다. 수자원 시설 간 연계 운용을 뜻하는 ‘워터그리드’를 통해 물 부족 지역의 가뭄·홍수 취약성을 함께 개선해나간다는 구상이다.
노후 하천시설 정비, 댐 증고 등 개별 시설 단위의 핀셋 정비뿐 아니라 물 재사용으로 적재적소에 물을 공급하는 방식도 병행한다. 하굿둑 물을 농업용수로 대체 공급하고 이렇게 확보한 댐 용수는 생활·공업용수로 돌리는 한편, 공공 하수처리시설의 처리수를 재이용해 신규 산업단지에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계속된 가뭄에 댐 필요성↑…신규 댐 건설은 ‘숨 고르기’
다만 기후부는 댐 신설을 통한 용수 확보에는 선을 그었다. 올해 하반기에 지역주민 공감과 필요성을 전제로 공론화와 대안 정밀검토를 거쳐 최적의 방안을 도출해야 할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신규 댐 건설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김 장관은 “운문댐이 현재 가뭄 심각단계지만 낙동강의 지류인 금호강과 도수관로가 연결돼 있어 가물어도 전체적인 물 공급에는 지장이 없다”며 “밀양댐도 낙동강 물을 취수해서 대응하면 약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어 서남권 반도체 산단에 대해서는 “현재 있는 물의 양에 동복댐을 증고를 하면 65만톤 공급이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2022~2023년에 남부지역의 가뭄 정도를 고려했을 때도 특별히 차질이 없는 걸로 안다”고 부연했다.
영산강과 섬진강 일대 지역은 2022년 6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기상 관측 이래 가장 긴 가뭄이 발생했다. 이후 윤석열 정부는 △경북 예천군 용두천댐 △청도군 운문천댐 △전남 화순군 동복천댐 등 14개의 ‘기후대응댐’ 건설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기후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필요성이 낮고 지역 주민의 반대가 많은 댐 7개의 건설을 지난해 9월 중단키로 했다.
3대 메가프로젝트 공개 후 일각에서 제기된 동복천댐을 지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김 장관은 “동복천댐을 신설하면 더 많은 환경 피해와 주민 이전, 예산이 소요되는 문제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기간 이어진 강수량 부족으로 경북 청도군 운문댐의 저수율은 이날 26.3%까지 내려갔다. 낙동강 다목적댐인 밀양댐의 저수율은 32.9%로 예전(64.4%)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