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많다고 수술포기?…건강상태 따른 '맞춤형 치료' 중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5일, 오전 07:06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80세라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포기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이보다는 환자의 건강상태 입니다.”

이혁준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대한위암학회 이사장)는 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 의료는 이제 ‘나이’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위암학회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위암 수술 환자 약 1만 2700명 가운데 70세 이상은 31%, 80세 이상은 10% 등으로 70세 이상의 고령환자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 교수는 “의료현장에서는 사실상 80세 이상을 고령 환자로 본다”며 “기대수명이 길어진 만큼 치료 여부를 나이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더 이상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기대여명’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늘면서 80세까지 생존한 사람의 기대여명은 남성 평균 8년, 여성 약 10년이다.
그는 “80세까지 왔다고 ‘이제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80세에 조기 위암을 발견해 수술하면 기대여명만큼 살 가능성이 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혁준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이혁준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다만 모든 80세 환자가 적극적인 수술 대상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국 연구에서는 80세 이상 환자가 큰 수술을 받은 뒤 1년 안에 사망하는 비율이 약 2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서울대병원에서도 퇴원 후 6개월 이내 폐렴이나 급격한 신체 기능 저하 등으로 사망한 환자가 적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수술 자체는 성공했지만 폐렴이나 기능 저하 때문에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다”며 “‘수술하면 낫는 병이니 수술해야 한다’고 접근하는 것은 고령 환자에게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환자 개인의 위험도를 따지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교수는 “80세 이상에서는 치료의 이득과 손해를 함께 따져야 한다”며 “동반질환과 보행능력, 영양상태는 물론 가족이 돌볼 수 있는 환경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나이라도 어떤 사람은 등산을 다니고 어떤 사람은 혼자 걷기도 힘든 상태일 수도 있어서다.

이에 따라 수술 전 △보행능력 △근력 △영양상태 △복용 약물 △인지기능 등을 종합 평가해 수술 위험도를 예측하는 ‘노인포괄평가’가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령 환자에게는 표준치료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에도 일본처럼 고령 암환자를 위한 국가 차원의 진료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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