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준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대한위암학회 이사장)는 4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 의료는 이제 ‘나이’ 중심 치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위암학회 조사에 따르면 2023년 위암 수술 환자 약 1만 2700명 가운데 70세 이상은 31%, 80세 이상은 10% 등으로 70세 이상의 고령환자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이 교수는 “의료현장에서는 사실상 80세 이상을 고령 환자로 본다”며 “기대수명이 길어진 만큼 치료 여부를 나이만으로 결정하는 것은 더 이상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가 가장 강조한 부분은 ‘기대여명’이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늘면서 80세까지 생존한 사람의 기대여명은 남성 평균 8년, 여성 약 10년이다. 그는 “80세까지 왔다고 ‘이제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80세에 조기 위암을 발견해 수술하면 기대여명만큼 살 가능성이 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암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혁준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사진=서울대병원)
미국 연구에서는 80세 이상 환자가 큰 수술을 받은 뒤 1년 안에 사망하는 비율이 약 2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됐다. 서울대병원에서도 퇴원 후 6개월 이내 폐렴이나 급격한 신체 기능 저하 등으로 사망한 환자가 적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이 교수는 “수술 자체는 성공했지만 폐렴이나 기능 저하 때문에 돌아가시는 분들이 있다”며 “‘수술하면 낫는 병이니 수술해야 한다’고 접근하는 것은 고령 환자에게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환자 개인의 위험도를 따지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교수는 “80세 이상에서는 치료의 이득과 손해를 함께 따져야 한다”며 “동반질환과 보행능력, 영양상태는 물론 가족이 돌볼 수 있는 환경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나이라도 어떤 사람은 등산을 다니고 어떤 사람은 혼자 걷기도 힘든 상태일 수도 있어서다.
이에 따라 수술 전 △보행능력 △근력 △영양상태 △복용 약물 △인지기능 등을 종합 평가해 수술 위험도를 예측하는 ‘노인포괄평가’가 필요하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고령 환자에게는 표준치료를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에도 일본처럼 고령 암환자를 위한 국가 차원의 진료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