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생존율, ‘근육 사이 지방’이 가른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5일, 오전 10:12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암 수술을 앞둔 환자들에게 흔히 ‘잘 먹고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조언을 한다. 하지만 단순히 덩치가 크거나, 근육량이 많은 것만으로 환자의 예후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최근 연구를 통해 근육과 근육 사이에 숨어있는 지방인 ‘근간지방조직’이 대장암 환자의 생존을 예측하는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강정현 교수·핵의학과 이재훈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복부 CT 영상을 정밀 분석해, 근간지방조직을 기반으로 한 IMAT 모델이 대장암 환자의 독립적인 예후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방사선의학 분야의 국제저명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Radiology’에 게재됐다.

최근 CT 영상을 이용한 체성분 분석이 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골격근량(SMI)과 근육 내 지방 침착 정도(SMD)는 대장암 환자의 예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대장암 환자에서 근간지방조직의 예후적 의미를 규명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근간지방조직(Intermuscular Adipose Tissue, 이하 IMAT)은 근육과 근육 사이, 그리고 근육을 감싸는 막 안쪽에 끼어있는 지방조직이다. 피하지방이나 내장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소하지만, 최근에는 근육의 질을 평가하는 새로운 체성분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IMAT이 대장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새로운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받은 1~3기 대장암 환자 1,080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를 진행했다. 수술 전 복부 CT 영상을 활용해 IMAT의 면적(IMAI)과 방사선밀도(IMAD)를 정량 분석하고, 전체 생존율(OS)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G1~G4 그룹의 전체생존율 생존곡선.
G1~G4 그룹의 전체생존율 생존곡선.
그 결과 근간지방조직의 면적과 방사선 밀도 모두 환자의 전체 생존율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였다(P<0.001). 특히 두 지표를 조합해 네 그룹(G1~G4)으로 분류한 결과, IMAI와 IMAD가 모두 높은 G1 그룹의 예후가 가장 불량했으며, 나머지 그룹(G2~G4)은 G1에 비해 생존율이 유의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근간지방조직의 면적(IMAI)과 방사선밀도(IMAD)를 각각 단독으로 활용하는 것보다 두 지표를 결합한 IMAT 모델의 생존 예측 정확도가 가장 높았다. 이는 두 지표를 함께 활용할 때 환자의 예후를 보다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강정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술 전 골격근 사이에 침착된 지방을 영상학적으로 평가해 대장암 환자의 예후를 보다 정밀하게 예측하고, 개인별 맞춤 치료 계획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특히 침착된 지방의 크기와 밀도를 동시에 고려하는 모델의 우수성을 입증한 연구인 만큼, 향후 다기관 연구를 통해 다양한 인종과 체형을 반영한 검증이 이뤄진다면 임상 적용 범위를 더욱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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