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법무부 장관. © 뉴스1 박정호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찰 수사권 폐지에 따른 합동수사본부 활동 중단 위기에 우려를 표했다. 마약 등 범죄에 한해서는 수사와 기소 권한을 모두 보유한 별도의 전담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검·경 합수본 차질 우려…"檢 수사 역량 이전할 틀 만들어야"
정 장관은 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하반기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경찰과 검찰이 합동 수사하는 합동수사본부가 9개 있는데, 10월부터 검찰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이 없어져 어떤 형태로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개정 과정에서 검찰이 합동수사를 지원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으나 수용되지 못했다"며 "검찰의 범죄수사 역량을 경찰에 적절히 이전하고 지원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검·경 합동수사본부를 필두로 한 민생침해범죄 대응 성과를 공유했다.
법무부는 보이스피싱 범죄 건수와 피해액이 전년 동기 35.3%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증권·가상자산범죄 사범 304명을 기소하고 부당이득 3814억 원을 추징보전했다.
8개 마약범죄 집단 등 264명을 입건하고 역대 최대 규모인 대마 636㎏ 밀수를 적발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하반기 범정부 보이스피싱 태스크포스(TF)와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금융증권·가상자산 합동수사부 등에 역량을 집중해 민생 범죄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신준호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1부본부장이 12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 브리핑룸에서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의 대마 재배시설 적발 관련 브리핑이 하고 있다. 2026.2.12 © 뉴스1 김영운 기자
합수본 위기에 '마약청 신설' 제안…"검찰 인력 축소 안돼"
정 장관은 마약 분야에서만큼은 예외적으로 수사·기소 권한을 모두 보유한 기관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기소권을 같이 가지고 있는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같은 별도 청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와 기소권을 다 갖고 있듯, 마약과 관련해서는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의 수사권이 없는) 이 상태에서 10월이 되면 검찰이 취급한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어진다"며 "합수본의 활동과 설치 근거를 빨리 세밀하게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관위 특검법이 부칙을 통해 파견 검사에 수사권을 부여한 것에 관해서는 "10월 이후에는 특검에 공소청 검사를 파견할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며 "그것은 (형소법 개정 취지와) 모순적"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권 폐지로 검찰 기능이 축소돼 '유휴 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에는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검찰이 수사를 안 하니 인력을 대폭 축소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은 독자적 수사를 매우 제한적으로만 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 1차 수사기관에서 넘겨온 수사 기록만 보고 기소하고 공소 유지를 해야 하므로 공판 검사 숫자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검사 수사권 박탈로 인해 공소시효가 오는 12월까지인 6·3 지방선거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에 공백이 생길 가능성에 관해서는 "굉장히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정 장관은 "선거법 위반 범죄는 수사하기 쉽지 않다"며 "제대로 수사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특별한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법무부, 국무조정실, 법제처, 인사혁신처 2차 업무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5 © 뉴스1 허경 기자
마약류 사범 재활 지원 확대…배임죄 개선도 추진
법무부는 하반기에 △마약범죄 재활 확대 △불공정거래 단속 △배임죄 개선 △친일재산조사위원회 재설치 △국제소송·중재 대응역량 강화 등을 추진한다.
마약류 사범은 보호관찰 개시 후 1개월 내 심층 면담과 재범 위험성 평가를 통해 중독 정도에 따른 단계별 관리를 실시한다.
밀가루와 설탕 등 생필품 담합 행위에는 적극 대응 기조를 이어간다. 법무부는 하반기 전국 18개 검찰청에 민생·물가 안정 전담수사팀을 편성한다. 공정거래위원회와는 '불공정거래 대응 TF'를 꾸린다.
구성요건이 불명확해 기업의 경영을 제약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배임죄 개선에도 나선다.
정 장관은 "기업의 경영적 판단의 신속성을 강화하고, 기업인들이 걱정하지 않고 투자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배임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법무부가 3500개 정도의 배임죄 판례를 분석했으며, 배임죄를 폐지하고 특별법을 만들자는 의견과 배임죄 구성 요건을 엄격하게 하자는 의견이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최종적으로 학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대통령 참모들과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정기 국회에서 개정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minja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