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정부는 독립 KICS 구축 전까지 경찰청 KICS를 중수청 업무에 맞게 개편해 활용하고, 개청 시점에는 사건관리 등 필수 기능만 우선 개통한 뒤 나머지 기능은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새 형사사법체계가 일정 기간 미완성 전산체계 위에서 운영되면서 기관 간 사건 처리 과정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반면 법무부와 대검은 공소청에서 사용하는 KICS는 기존 시스템을 개편하는 수준이어서 시행 일정에 맞춰 준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무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경찰 KICS를 기반으로 한 중수청 전산이 현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현직 검사 A씨는 “중수청은 자체 KICS 없이 경찰 시스템을 활용하는 만큼 중수청 업무에 특화된 기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며 “관건은 경찰 KICS를 중수청 청사에 언제까지 구축하고 업무에 맞게 개편하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전산망을 구축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한 만큼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실무에서는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로 ‘사건 처리 지연’ 가능성을 꼽는다. A씨는 “형사사건은 압수물과 각종 전자자료, 포렌식 자료 등을 증거로 활용하기 위해 결국 모두 KICS에 등록·관리해야 한다”며 “문제는 그 자료를 업로드할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됐느냐다. 전산 구축이 늦어지면 결국 사건 처리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 B씨도 “영상파일이나 포렌식 자료처럼 용량이 큰 증거는 전산 연계가 핵심”이라며 “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으면 자료 전달 과정 자체가 병목이 되고, 결국 사건 처리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법원 내부에서도 우려가 이어진다. 한 부장판사는 “정치권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느 기관에 둘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실무에서는 업무 흐름 자체가 바뀐다”며 “사건 접수부터 사건번호 부여, 기관 간 사건 이관, 서식, 수사준칙, 전산까지 모두 함께 바뀌는데 법이 먼저 시행되고 전산이 따라가지 못하면 일정 기간 수기 관리에 의존하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산 개편과 함께 후속 제도 정비도 숙제로 남아 있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위해 손봐야 할 하위법령과 관련 법률은 180여 개에 달한다. 사회적 약자 대상 전건 송치 등 후속 입법도 남아 있는 데다 여야 대치가 이어지면서 입법 일정도 변수로 꼽힌다. 법조계에서는 전산 구축과 하위법령 정비가 제때 마무리되지 않으면 새 형사사법체계 안착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혼선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속도전보다 완성도를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