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에 참석해 회의 시작 전 차를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노경필 대법관이 지난달 법원행정처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재판 업무에서 빠진 상태다. 앞서 대법원은 전임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영재 대법관의 사퇴 후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 대행 체제로 12명의 대법관을 확보하는 우회로를 마련해 소부 심리 공백을 최소화했다.
겉으로는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버티고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대법원은 대법관들이 3개 소부를 나눠 대부분의 상고 사건을 심리하고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은 전원합의체에서 최종 판단을 내리는 구조다. 대법관 1명이 자리를 비우면 사건 배당과 심리 일정 조정이 불가피하고 공백이 장기화될수록 선고 지연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노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으로 취임하면서 그가 주심을 맡아 심리하던 김혜경 여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아들 사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 등 사회적 관심이 큰 상고심들은 후임 대법관이 배당되기 전까지 심리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법원행정처장 재직 기간에는 대법관 신분을 유지하지만 재판에 참여하지 않는 만큼 주심 교체 절차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후임 대법관을 정하지 못한 채 이 대법관까지 퇴임하면 부담이 더 커지는 만큼 사법부 내부에서도 더 이상 대법관 공백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법원의 재판 기능 자체가 위축되고 이는 국민의 권리구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커져서다.
조 대법원장은 7일까지 이 대법관 후임 후보자들에 대한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 제청 대상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5개월째 공석인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까지 이번에 함께 제청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와의 이견 등 여러 변수가 거론되지만 결국 조 대법원장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도권 소재 법원에서 근무하는 한 부장판사는 “사실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다들 인품도 좋고 능력도 뛰어나 누가 된대도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실 분들”이라며 “대법관이 2명까지 빠지게 되면 소부 내 합의에 있어 더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후임 인선이 조속히 마무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