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순환인사 확대, 경찰 반발 막을 세심한 정책 필요"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6일, 오전 05:56

[이데일리 원다연 이유림 기자] “지역 유착을 막겠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해 공무원의 사기를 꺾는 방식은 곤란합니다.”

김남준 경찰수사개혁위원회 위원장(변호사)은 최근 사회적 논란이 된 ‘장윤기 사건’의 재발 방지책으로 경찰이 제시한 순환인사제 확대 방안에 대해 현장 경찰과의 충분한 소통이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경찰은 총경·경정급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순환인사 대상을 경감급까지 넓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장 경찰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4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시민’ 사무실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이 악화하자 현장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발표한 느낌이 있다”며 “경찰의 근무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전국 단위로 무리하게 적용하면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유착을 막기 위한 ‘순환근무제’와 지역 밀착을 강화해야 하는 ‘자치경찰제’는 서로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며 두 제도의 조화로운 조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찰청은 소위 장윤기 사건으로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커지자 외부 위원 중심의 경찰수사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김 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두고 “경찰도 차량 트렁크 안 SD카드나 케이블타이 등 핵심 증거물을 초기 단계에서 확보하지 못한 실책을 인정했다”며 “시스템 부재가 부패와 수사 부실을 불러왔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짚었다.

김남준 경찰수사개혁위원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시민'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
김남준 경찰수사개혁위원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시민'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김태형 기자)
경찰이 제시한 8대 통제 방안(순환인사제, 배우자·존비속 상피제, 내부비리수사대 신설 등)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내부비리수사대 신설안에 대해 “단순히 조직을 만드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제 기능을 다하는지 점검하는 체계까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관 징계 문제에 대해서 그는 “일정 직급 이상은 징계 사유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현장에서는 ‘평소 공은 인정받지 못하고 사건 하나 터지면 집중포화를 맞는다’는 불만도 있다. 다른 공무원 직렬과의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전했다.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여성단체 등에서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대해 김 위원장은 “피해자 보호가 반드시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치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과거 김학의 사건 등에서 보듯 검찰의 보완수사권 역시 조직 이익과 충돌할 때 사건을 은폐하거나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과 재수사 요청권을 충실히 활용할 뿐만 아니라 경찰 내부의 전문 수사관 양성·인증제와 인센티브를 통해 1차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것이 근본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권한을 제대로 부여하지 않아 수사 역량이 제대로 자라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권한을 확실히 주면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을 때는 철저히 책임을 묻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개혁위는 향후 6개월간 활동을 이어가며 오는 10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시점에 맞춰 종합 권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단순 자문에 그치지 않도록 경찰의 수용 의사 및 이행 계획 제출을 규정화했다”며 “월 1회 이상 이행 상황까지 직접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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